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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회46

‘여우다’와 ‘여의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198] 성기지 운영위원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예식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아들딸을 다 키워놓으면 자기들끼리 짝을 이뤄서 부모 곁을 떠나는데, 우리말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뜻하는 ‘여의다’와 ‘여우다’가 있다. ‘여의다’는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서 이별하다.”란 뜻으로 쓰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이 말을 “딸을 여의다.”처럼 ‘딸을 시집보내다’라는 뜻으로도 쓰게 되었다. 본디 딸을 시집보내는 것을 이르는 우리말은 ‘여의다’가 아니라 ‘여우다’이다. “아랫마을 김씨네가 막내딸을 여운다고 해.”처럼 요즘도 시골 어르신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그런데 ‘여우다’가 ‘여의다’와 발음이 비슷한데다가, 아주 옛날에는 딸을 시집보내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었기 때문.. 2017. 8. 17.
천정인가, 천장인가 [아, 그 말이 그렇구나-190] 성기지 운영위원 물가가 안정되었다는 당국의 발표는 장바구니를 든 서민들에게는 언제나 공중에 뜬 허언이다. 특히 집값과 사교육비는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다. 물가 인상폭이 큰 것을 두고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고 한다. 이때의 천정부지는 ‘천정을 알지 못하고’라는 뜻으로 쓴 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천정’은 ‘天井’[텐죠오]라는 일본말의 한자음이다. 우리말은 ‘천정’이 아니라 ‘천장’이라 해야 맞다. ‘천정부지’를 굳어진 말로 보아 국어사전에 올려놓기는 하였지만, 당장 ‘천장부지’로 옮기는 것이 어색하기 때문이라면 아예 우리말로 바꿔서 “물건 값이 천장을 모르고 올라간다.”고 쓰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집집마다 있는 ‘장롱’도 받아쓰기를 해보면 자주 틀리는 말이.. 2017. 6. 21.
‘부치다’와 ‘붙이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188] 성기지 운영위원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부치다’는 “어떤 물건을 상대에게 보내다.” 또는 “어떤 문제를 다른 기회로 넘겨 맡기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반면에 ‘붙이다’는 “맞닿아 떨어지지 않게 하다.”라고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부치다’는 무언가를 보내거나 맡긴다는 뜻이고, ‘붙이다’는 달라붙게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마당에 안건을 맡길 때에는 ‘토론에 부치다’라 해야 하고, 한쪽으로 상대를 몰아붙일 때에는 ‘밀어붙이다’라고 써야 한다. 그런데 막상 ‘붙이다’나 ‘부치다’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에는 여러 곳에서 혼란을 느끼게 된다. 가령, “그는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그렇게 몰아부치지 마세요.”처럼, 많은 사람들이 ‘걷어부치다’, ‘몰아부치다.. 2017. 6. 7.
답 그리고 정답 [아, 그 말이 그렇구나-187] 성기지 운영위원 한글학회는 월간 [한글 새소식]과 페이스북 ‘한글학회’ 마당에서 다달이 우리말 알아맞히기 문제를 내고 있다. 문제와 함께 제시하는 귀띔을 읽기만 하면 누구나 풀 수 있도록 했지만, 그렇다고 꼭 ‘정답’만을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읽고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보낼 수 있다. 한글학회 담당자는 접수된 ‘답’들 가운데 ‘정답’을 맞힌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상품을 준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방송에서는 시청자와 청취자를 위한 퀴즈 문제를 자주 내고 있다. 그런데 퀴즈를 내면서 진행자가 하는 말 가운데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이 문제의 정답을 아시는 분은 다음 번호로 곧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흔히 무심코 .. 2017. 5. 31.
소리와 형태가 다른 말들 [아, 그 말이 그렇구나-183] 성기지 운영위원 대선 투표일을 코앞에 두고 각 후보들마다 표심을 얻기 위해 무척 애쓰고 있다. 이처럼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서 몹시 애를 쓸 때 “[안깐힘]을 쓴다.”라 하기도 하고 “[안간힘]을 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글자로 적을 때 어떤 것이 맞는지 헷갈리게 된다. 이 말은 ‘안간힘’으로 적는 것이 표준말이며, 말할 때는 [안깐힘]으로 발음해야 한다. “[대까]를 바란다.”, “[시까]가 얼마입니까?” 하는 말들을 글자로는 ‘대가’, ‘시가’라고 쓰지만, 말할 때에는 [대까], [시까]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가 하면, [안스럽다]와 [안쓰럽다]도 글자로 적을 때와 발음할 때 자주 틀리는 경우다. 이 말은 자기보다 약한 사람이 괴로운 처지에 있.. 2017. 4. 26.
[한글새소식-533] 열일곱 청년, 한글문화연대 새해 계획 ■ 열일곱 청년, 한글문화연대 새해 계획 이천 년에 태어나 올해 열일곱이 되는 청년에겐 꿈이 있다. 우리말과 한글이 제자리에서 오롯이 빛나는 나날을 만드는 일이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되찾기, 스크린도어 지하철 안내방송을 안전문으로 바꾸기, 한글이 대한민국 공식문자라는 국어기본법의 정당함을 밝힌 헌재 판결 이끌기 등 숨차게 달려왔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청년의 올해 계획을 밝힌다. 가. 언어도 인권이다 공공기관, 방송, 언론처럼 사회 구성원이 두루 얽혀 있는 곳에서 쓰는 언어는 알기 쉽고 분명해야 한다. 외국어나 한자어에 시민들이 차별받지 않고 움츠러들지 않아야 한다. 쉽고 바른 공공언어 문화를 만들고자 우리 단체는 올해 전국 공무원을 상대로 ‘좋은 보도자료 공모전’을 펼친다. 세종 정신 배인 공문서를.. 2017. 1. 12.
570돌 한글날을 맞아-노민송 기자 570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노민송 기자 amy0360@naver.com 지난 9일 11시, 훈민정음 반포 570돌을 맞아 한글회관 얼말글교육관에서 「570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가 열렸다. 한글날을 기념하여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고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선양하기 위해 개최했다. 「570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는 한글학회 권재일 회장의 인사 말씀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권재일 회장은 “한글은 민주의 근본”이고, “지식이 가장 소중한 정보화 시대에 한글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지식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두 계층으로 나뉜다.”며 한글만 쓰기를 강조했다. 이후 시상식이 이어졌고, 한글날 노래를 부르며 막을 내렸다. 이번 큰잔치에서는 주시경 학술상 1명, 국어 운동 공로.. 2016. 10. 28.
[알림] 570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국어운동 공로 표창 한글학회는 지난 1926년 '가갸날'을 제정한 뒤 꾸준히 한글날 큰잔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2016 주시경 학술상' 시상을 비롯하여 아래와 같이 상 드리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국어운동 공로 표창에는 우리 단체 이건범 대표와 우리 단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슬옹 위원님이 받았습니다. ■ 때: 2016년 10월 9일(일) 낮 11시 ■ 곳: 한글회관 얼말글교육관 ■ 570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 ○ 2016 주시경 학술상 시상: 최낙복(동아대 명예교수) ○ 국어운동 공로 표창: 김슬옹(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회장) 이건범(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 감사패 드림: 김선희(중국 흑룡강성지회 지회장) ㈜누리미디어(대표이사: 최순일) * 한글학회- 570돌 한글날 경축 큰잔치 영상 보러 가기 2016. 10. 13.
한글학회 108돌 생일 잔치 2016년 8월 31일(수) 4시에 서울 광화문 한글학회 얼말글 교육관에서 창립 108돌 기념 잔치가 열렸다. 인마말에 나선 권재일 회장은 얼말글 교육관을 가득 메운 80여 명의 축하 손님 앞에서 "우리 말글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조선어학회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한글학회는 그동안 한글학회의 발전과 우리 말글 운동에 힘써 오신 한글문화원 송현 원장,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이대로 회장께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한, 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회 조재수 상임이사가 "한글학회와 사전편찬"이라는 내용으로 특강을 했다. 이 뜻깊은 기념잔치에 우리 단체에서는 이건범 대표와 정인환 운영위원이 참석했다. 한글학회는 1908년 주시경 선생님 등이 만든 '국어연구학회'로 시작해 1921년 '조선어연구회' 이름.. 2016. 8.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