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62] 성기지 운영위원
날씨가 추워져도 산에 오르는 이들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하지만 산에 눈이라도 내리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어서 올라갈 때나 내려올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다. 자칫하면 발목을 삘 수가 있다. 이런 경우에 “발목을 접질러 동료의 부축을 받아 내려왔다.”라든지, “산에서 발목을 접지르면 무척 위험해진다.”와 같이, ‘접지르다’란 말을 흔히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는 ‘접지르다’가 아니라 ‘접질리다’가 바른말이다. “발목을 접질려 동료의 부축을 받아 내려왔다.”, “산에서 발목을 접질리면 무척 위험해진다.”처럼 고쳐 써야 한다.
‘접질리다’는 “심한 충격으로 지나치게 접혀서 삔 지경에 이르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문장 안에서 ‘접질리어, 접질려, 접질리니’처럼 활용된다. 이 말의 기본형을 ‘접지르다’로 잘못 알게 되면 과거형 또한 ‘접질렀다’로 표현하게 된다. 그러나 ‘접질렀다’는 바른말이 아니다. “눈길에 넘어져서 팔을 접질렸는데, 정말 불편했습니다.”처럼 사용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접질리다’와 비슷한 말로 ‘겹질리다’라는 말이 또 있다. ‘접질리다’와 활용형도 같다. “몸의 근육이나 관절이 제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지나치게 빨리 움직여서 다칠” 때 겹질렸다고 한다. 예를 들면, “팔을 잘못 짚어 팔목이 겹질렸다.”라든지, “차에서 내리다 발목을 겹질렸다.”처럼 쓰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겹지르다’는 말은 없기 때문에 ‘겹질러’, ‘겹지르면’, ‘겹질렀다’ 들은 바른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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