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사무국 우당탕탕4

우리말과 거리 두는 무인 단말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는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비대면의 시대를 열었다. 서로가 혹시나 보균자이진 않을까 조심하며 접촉을 최소화하는 일상이 계속되며 많은 기업과 관공서에서는 ‘무인화’ 열풍이 불었다. 코로나19 이후 1년이 지나 비대면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인 2021년 3월, 많은 언론에서 앞다투어 누리소통망에 올라온 사연을 소개했던 적이 있다. 다음은 그 내용을 간략히 옮긴 것이다. “엄마가 햄버거 먹고 싶어서 집 앞 가게에 가서 주문하려는데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서 20분동안 헤매다 그냥 집에 돌아왔다고, 화난다고 전화했다. 말하시다가 엄마가 울었다. 엄마 이제 끝났다고 울었다.” 이 글은 1만 4천회 넘게 공유될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고, 이런 현상에 대해 ‘디지털 소외’ 또는 ‘디.. 2022. 4. 25.
옐로카펫 이야기 2 2021년 7월 31일, 이 끝나고 약 6개월이 지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글에 언급했던 공모전에 응모된 작품은 총 7,182개였다. 언어, 아동, 인권이라는 세 가지 핵심어가 딱딱 맞아 떨어지자 생각보다 더 어마어마한 결과가 나왔다. 직접 옐로카펫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 맞게 13세 이하 아동 청소년의 공모작 수는 5,090개에 달했다. 공모작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외국어를 적었거나 오탈자, 중복 등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작품은 제외한 수치니 얼마나 많은 분이 참여해주었는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 최종 대상 수상작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이 선정됐다. 특이하게도 형제가 함께 응모한 작품이었는데 뜻이 기똥차다. 노란색은 안전지대를 뜻하고, ‘꿈이 자라는 땅’을 줄여 ‘꿈.. 2022. 1. 20.
옐로카펫 이야기 ‘옐로카펫? 레드카펫 친구?’ 옐로카펫을 우리말로 바꾼다는 말을 듣자 처음 들었던 생각이다. 큰 관심이 없다면 알기 어려운 외국어 중 하나다. 우리말가꿈이 19기 가나다 모둠은 아동과 청소년 주위에 어떤 외국어가 도사리고 있는지 살펴봤다. 그러다 발견한 게 ‘옐로카펫’이었다. 옐로카펫이란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게 하고, 운전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바닥 또는 벽면을 노랗게 표시하는 것 이라는 게 초록창의 설명이다. 좀 더 알아보니 2016년, 한글문화연대에서 이 단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꿔 달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국제아동인권센터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한창 옐로카펫을 설치하고 있었을 때 보냈지만 답변은 받지 못했다. 그로부터 4년 뒤에 우리말가꿈이에서 다시 불을.. 2021. 6. 22.
모니터링을 어떻게 바꿔요~ 모니터링: 점검, 조사, 검토 / 정보 수집, 점검, 감시, 검색 평화로운 아침, 적막을 깨는 전화가 시끄럽게 울렸다. 중앙행정기관 중 한 곳(ㅂ)에서 '모니터링'이라는 단어를 우리말로 바꿔 써달라는 공문을 받았다며 말을 꺼냈다. 한글문화연대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중앙행정기관과 광역지자체의 보도자료를 매일 검수하며 외국어 대신 우리말을 써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수고스럽게 전화를 한 공무원에게 국어기본법에 따라 보도자료를 살펴보았다는 답변을 하려던 찰나, 먼저 한 마디를 건네왔다. "모니터링이라는 단어는 보내주신 단어와 뜻이 안 맞습니다." 사실 이 말도 자주 듣다 보니 그러려니 싶었다. 그런데 뒷말이 소위 가관이었다. "원뜻도 모른 채로 무작위로 뜻 아무거나 막 주시는 건 한글을 무.. 2021.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