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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교육부,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 폐기- 한겨레신문/2018.01.10

by 한글문화연대 2018. 1. 10.

[단독] 교육부,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 폐기

 

[한겨레] 2019년 초등 5~6학년 교과서 300자 표기 백지화

교육부 “쟁점화 안 되는 게 낫다”며 알리지 않아

 

 

이전 정부에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을 추진했던 교육부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를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교육부 교과서정책과는 “지난해 말 현장 적합성 검토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해보니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표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더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12월27일 ‘교과용도서 개발을 위한 편수자료’(편수지침)를 누리집에 띄우고, 교과서에 실을 수 있는 교육용 기초한자로 중·고교용 1800자만 소개했다.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표기하려면 먼저 편수지침에 해당 한자를 포함시켜야 하는데, 초등용 한자가 여기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2014년 새 교육과정을 소개하며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 병기를 추진하기로 하고, 2016년 말 “한자 300자를 선정해 2019년 초등 5~6학년 교과서부터 주요 학습용어를 한자로도 함께 표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 발표 직후 전국 교육대학 교수들과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등 교육단체는 초등학생 학습 부담이 증가한다며 이에 반발했다.

 

정부가 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정책의 폐기를 결정하면서 그 과정 및 결과를 소상히 밝히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여전히 많은 학부모가 초등학생 자녀한테 한자를 가르쳐야 하는지, 아닌지 답답해한다. 국민적 관심이 컸던 정책을 접을 때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여기에 투입된 예산 등을 정확히 알리는 등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한자 단체의 반발이 예상되고 정부의 갈등관리에 부담이 되는 만큼 백지화 방침이 쟁점화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적극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 이 글은 2018년 1월 10일, <한겨레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827055.html

 

* 아래 글을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가 <한겨레신문>보도와 관련하여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아자~ 초등교과서 한자 표기 막았다>

2014년 9월 교육부에서 초등교과서 한자 표기 방침을 밝힌 뒤로만 따지면 3년이 조금 넘고, 2012년 한자 혼용론자들이 공문서 한글전용에 위헌 심판을 청구했던 때부터라면 5년 넘게 싸웠던 한자 표기 시도를 다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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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에 헌법재판소에서는 공문서 한글전용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수단이며, 한자어 이해에 꼭 한자 표기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판결하고 위헌심판 요구를 기각하였다. 또한 019년부터 도입하겠다던 초등 5~6학년 교과서 한자 표기도 없던 일이 되었다. 오늘 1월 10일 한겨레신문에서는 교육부가 기존과 동일하게 교과서 편수지침을 발표한 것이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를 백지화한 표현임을 확인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교과서에 한자를 표기하려면 해당 한자를 다 제시하고 표기 방식도 새로 넣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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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한자 표기를 막는 데에 앞장섰던 한글문화연대를 지지해준 모든 페친님께 고마움을 밝힌다. 함께 최전선에서 싸웠던 전교조 선생님들, 이대로 대표님과 박용규 집행위원장 등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사람들 모두 애쓴 보람이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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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무엇보다도 이 논란을 헤쳐오면서 난 한자 표기와 한자 교육 등에 약간은 더 눈을 뜨게 되었다. 한자 혼용론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과학에서 벗어나 있고 선동적인지 <한자 신기루>라는 책을 내서 밝힐 수 있었고, 구성 한자의 뜻대로 한자어 낱말 뜻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32%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입증해냈다. 최근에는 서울대 심리학과와 함께 한 안구운동 실험을 통해 한자의 훈이 낱말 이해에 도움을 주기는 해도 한자 표기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결과도 밝혔다. 그저 시대 변화에 따라 다들 편하게 쓰는 걸 좋아하니까 한글전용을 선호한다는 편견과 달리 우리가 문자 생활을 하면서 한자로 표기해야 할 까닭이 없다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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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많이 쓰긴 했지만, 결코 허송세월은 아니었으니, 어떤 측면에서는 논쟁점을 분명하게 만드는 데에 도움 주신 한자 혼용론자들에게도 고마울 따름이다.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유아와 초등 저학년 영어 교육 문제로 또 나가야 한다. 세종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이 있다.

 

* 이건범 대표 페이스북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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