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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책으로서의 의미, 훈민정음 - 이유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8. 1. 30.

책으로서의 의미, 훈민정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4기 이유진 기자
yoojin7305@naver.com


 

▲ 훈민정음 (출저 : doopedia.co.kr)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훈민정음”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훈민정음을 시작으로 한글이 탄생했고 우리는 글을 배우고, 읽고, 쓸 수 있게 되었다. 생각과 있었던 일을 글로 표현하고 후대에 남길 수 있고, 지식을 전달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창제된 지 몇 백 년이 흘렀지만 훈민정음은 여전히 우리의 자랑이자 민족의 얼이다.

 

이렇게 소중한 훈민정음이지만 과연 사람들은 훈민정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훈민정음이 단지 문자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훈민정음은 문자 외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책의 이름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책으로서의 《훈민정음》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훈민정음》은 1446년 음력 9월 상순에 발행된 책으로 ‘훈민정음 해례본’, ‘훈민정음 원본’이라고도 불린다. 새롭게 창제된 훈민정음의 사용법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문 해설서이며 예의, 해례, 정인지 서문 3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글 창제 이유를 담다, <예의>

예의본이란 한글 창제 이유와 한글 사용법을 간략하게 설명한 부분이다. 세종대왕이 직접 집필했으며, 창제 목적을 밝힌 「어제 서문」과 글자의 운용법을 밝힌 「예의」로 이루어져 있다.

 

한자를 통해 훈민정음을 소개하다, <해례>

해례는 세종대왕을 도와 훈민정음을 창제한 집현전 학사들이 집필한 부분이다. 다섯 가지의 풀이 ‘제자해’,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합자해’와 한 가지의 예시인 ‘용자례’로 이루어져 있다.

 

<제자해>는 훈민정음을 만든 원리인 ‘제자’에 대해 설명하며 해례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훈민정음은 제자 원리를 통해 자음자와 모음자를 나누어 만든 문자임을 알 수 있다. 자음은 발음기관을 본뜬 ‘상형’원리와 소리의 세기에 따라 글자에 획을 더한 ‘가획’원리, 상형과 가획의 의미가 없는 ‘이체’원리를 통해 총 17자가 완성되었다. 모음자는 천지인을 본떠 기본자를 만들고 이 기본자들을 조합하여 11글자를 만들었다.

 

<초성해>는 자음 부분인 초성을, <중성해>는 모음에 해당하는 중성을, <종성해>는 받침 글자에 해당하는 종성을 설명하고 활용 방법을 제시했다. <합자해>는 초성, 중성, 종성이 합해져 하나의 글자를 이루게 되며, 그 글자를 합하는 방법에 대한 예시를 설명하고 있다.

 

<용자례>는 단어 예시를 설명한 부분으로, 앞의 5해를 통해 만들어진 글자를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제시한 부분이다.

 

한글날의 바탕, <정인지 서문>

정인지 서문 부분은 훈민정음의 창제이유, 창제자, 우수성, 책의 편찬자, 편찬연월일을 밝힌 부분이다. 정인지 서문에서 발간일이 1446년 9월 상순으로 명시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글날을 제정하게 되었다. 내용으로 보면 가장 앞 장에 있어야 하지만 임금의 글과 함께 다뤄지면서 ‘서문’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훈민정음의 가장 뒤에 등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으로서의 의미, <훈민정음>

수많은 문자들은 기원이 정확하지 않지만, 책의 기록으로 인해 훈민정음은 그 기원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문자가 되었다. 이는 책으로서의 《훈민정음》이 세계 기록 유산으로 선정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 국가의 언어에 대한 기원을 담고, 그 목적과 사용법, 원리를 밝힌 책은 훈민정음이 인류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한다.

 

많은 언어학자들이 기록으로 남은 훈민정음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훈민정음의 연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훈민정음을 기원으로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훈민정음이 어떤 책인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소중한 기록으로 남은 우리의 유산을 기억하고 보존하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올바른 마음가짐이 아닐까?

 

참고문헌 : 김주원, 「훈민정음: 사진과 기록으로 읽는 한글의 역사」, 민음사(2013)
참고문헌 : 강규선·황경수, 「훈민정음 연구」, 청운(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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