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지’, ‘존버’ 대체 무슨 뜻일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박다영 기자
ghj38070@nate.com
온라인 게임이 유행하면서 이용자끼리 공유하는 게임 용어가 다양해졌다. 이런 게임용어를 쓰면 이용자는 더욱 편하고 전략적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혼란을 겪기도 하고, 일부는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용어를 사용하여 적잖은 문제가 발생한다.
‘오버워치’, 게임용어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게임 ‘오버워치’ (사진=네이버 블로그 ‘유성손상향’)
‘오버워치’는 2016년 출시돼 현재까지 인기를 누리는 게임이다. 각 영웅이 가진 고유 기술에서 전략에 이르기까지 여러 용어가 있다. 영웅은 ‘공격’, ‘수비’, ‘돌격’, ‘지원’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용자는 이 용어 대신 공격과 수비를 ‘딜러’, 돌격을 ‘탱커’, 지원을 ‘힐러’라고 부른다. 그러나 숙달된 이용자가 아닌 이상 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이용자도 각 분야에 어떤 영웅이 있는지는 알고 있지만, 정확한 역할은 모른다. 오버워치를 자주 즐긴다는 김정은(20) 씨는 “딜러는 공격력이 세고, 탱커는 잘 안 죽고, 힐러는 치유하는 캐릭터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완전히 잘못된 설명은 아니지만, 용어 사전과 차이가 있다.
▲네이버 오버워치 용어사전에 등재된 ‘최고의 플레이’ 설명
▲페이스북 오버워치 페이지 캡쳐
게임이 끝나면, 가장 훌륭한 플레이를 한 사람의 영상을 다시 보여준다. ‘최고의 순간’이란 말도 있지만, 플레이라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영어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이용자는 ‘최고의 플레이’ 대신 ‘Play of the game’이라는 뜻으로 앞글자만 따서 만든 용어인 ‘팟지(POTG)’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러나 이용자 대부분은 의미를 알지 못한 상태로 사용한다.
게임 내 줄임말도 문제다. ‘빠른 대전’을 ‘빠대’로, ‘목숨 당 처치’를 ‘목처’로, ‘완전히 막았다’를 ‘완막’으로 줄여 사용한다. 이외에도 많다. 빠르게 전략을 짜기 위해 게임 내 줄임말 사용은 어쩔 수 없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줄임말로 사용하여 본래 뜻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어처구니없는 상황 아닌가.
‘배틀그라운드’, 게임 용어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펍지 주식회사 게임 ‘배틀그라운드’ (사진=PUBG)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라는 네이버 피씨(PC)게임 분야에서 1, 2위를 놓치지 않는 인기 게임이다. 혼자 게임을 할 때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과 팀을 이뤄서 할 때는 전략을 짜느라 게임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여기서 파밍하고 갈까?” 네이버 게임 용어 사전에 따르면, ‘파밍’(Farming)이란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을 올려 성장시키기 위해 돈이나 아이템(Item)을 모으는 행위를 농사에 빗대서 부르는 용어다. 이용자는 빠른 이동을 위해 총기나 회복제 등을 줍는 ‘파밍’을 하라고 팀원에게 외친다. 그러나 이 말을 쓰는 사람은 ‘파밍’이 어떤 행위인지는 알지만, 그 어원은 모른다. ‘총 주워’라는 말로 바꾸면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데, 불필요한 영어를 사용한다.
▲페이스북 배틀그라운드 페이지 캡쳐
‘존버’는 죽지 않고 오랜 시간 살아있을 때 사용하는 말로, ‘존나 버티다’를 줄인 말이다. 원래 '존버‘는 가상화폐투자자 사이에서 사용이 시작된 용어지만, 최근엔 게임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존버’에는 욕설과 줄임말이 둘 다 포함돼 있어 문제다. 욕설이 불필요함에도 문제의식 없이 포함하고 있으며, 대체할 수 있음에도 그대로 뒀다. 특히 자리를 옮기지 않고 한 장소에서 오래 머물 때도 ‘존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뿐 아니라 다른 게임도 고유 용어가 있다. 게임 용어는 게임 특성상 필수 불가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를 단순하게 넘겨서는 안 된다. 게임 용어는 이용자가 게임을 하며 만들었기 때문에 해결책이 그들에게 있다. 스스로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대체하고, 대체할 수 없다고 해도 해당 용어가 갖는 의미가 뭔지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그 용어가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와 우리 언어환경을 해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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