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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우리말 비빔밥(이건범)

세종시 BRT도 바뀌었네

by 한글문화연대 2022. 1. 13.

한글문화연대의 노력이 보태져 요즘 '홈페이지, 웹사이트'라는 말이 정부 보도자료와 방송 안내에서 '누리집'으로 바뀌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이번에는 세종시 BRT이다. 이게 '바로타'로 이름을 바꾸었다.

 

내가 BRT를 처음 본 건 아마도 2013년 쯤인가 세종시 정부청사 어딘가를 가려고 오송역에 내려서 육교를 지날 때였다. 버스 타는 곳 안내해 둔 말이 'BRT 타는 곳'이었다. 저게 뭐지? 직독직해가 안 되는 말이었다.

 

▲ BRT 타는곳 안내 표지판

나중에 인터넷에서 확인해보니 Bus Rapid Transit의 대가리약자였고, '간선 급행버스 체계'라는 풀이를 볼 수 있었다. 세종시 가 본 사람은 대충 어떤 체계인지 알 거다. 그래서 개념으로 붙인 이름은 안에서 알아서 하고 시민들에게는 BRT라고 하지 말고 '빠른 버스, 급행 버스' 등 대충 뜻이 닿는 말로 고쳐달라고 세종시에다 몇 차례 공문을 보냈던 것 같다. 2017년에 '안전용어는 쉬운 말로' 사업을 하면서 어렵고 위험한 안전용어 모아서 그해 한글날에 광화문에서 무엇부터 고쳐야할지 시민 투표를 했는데, BRT는 당당히 5위 안에 들어갔다. 이 내용도 세종시에 알리고 고쳐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 같다. 2020년에도 또 공문을 보냈던 게 기억난다.

 

▲ 꼭 바꿔야 할 어려운 안전 용어 5 투표 장면

엊그제 우리 회원 하나가 세종시에 갔다가 BRT가 드디어 바뀌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사진을 보내왔다. 찾아보니 2020년에 시민 공모전을 해서 이름을 '바로타'로 확정하고 2021년부터 그렇게 바꾸었다는 거다. 참 오래 걸린다. 세종시에서 BRT를 쓰다보니 서울시에서도 이 말을 잠시 썼지만, 그때는 내가 서울시 국어바르게쓰기 위원이었던지라 바로 고치게 했다.

 

▲ 이제는 'BRT'가 아니라 '바로타'다.

이젠 세종시에서 쓰기 시작한 '복합 커뮤니티 센터'를 바꿔야할 차례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말이 사용되기 전에 바꿔야지 나중에 바꾸려면 헛수고다'고 우리 일에 빈정댄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공무원들이 이런 말 사용하기 전에 먼저 알리는 법은 없다. 그리고 이런 걸 다 조사하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있어야 하니, 일단 그런 돈 좀 대주면서 야단도 치시라~

 

어쨌거나 BRT 고치는 일도 숙원사업 중의 하나였으니, 기쁘다. 오늘 저녁에 맛있는 거 먹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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