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한국어가 아니다?
- 동아대학생 60명 설문 진행 -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10기 정채린 기자
jcr7710@naver.com
한복, 궁, 약과 등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가 널리 퍼져가는 현재, 한글과 한국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떨까.
올해로 세 번째 열린 프랑스의 한국어 축제, 세계적인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말벗(챗봇) 한국어 지원 등 한글과 한국어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를 물었을 때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5월 15일 세종대왕 나신 날을 기념하여, 정확한 개념으로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실태 조사에 나섰다.
대학생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구분하여 인식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글•한국어 차이 인식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대다수 학생이 한글과 한국어를 다르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는 지난 5월 10일부터 5일간 실시했고 한국어문학과 학생 30명,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30명 해서 총 60명이 온라인 설문에 참여했다. 참여자는 1학년 25%, 2학년 19%, 3학년 23%, 4학년 33%의 비율로 고른 학년 분포를 보였다.
전체 문항은 “한글과 한국어가 같다고/다르다고 생각하는가?(객관식)”, “그 이유는 무엇인가?(주관식)”, “위 문제에서 한글/한국어 문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객관식)”였고, 주관식 문항에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문항인 “한글과 한국어가 같다고/다르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같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23%였는데, 그 이유는 “둘의 정확한 차이점을 잘 모르겠다”, “완벽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말과 글자가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글과 한국어가 같은 의미의 동음이의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다르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77%였으며, “한글은 글자를 뜻하고, 한국어는 언어를 뜻한다”, “한글은 글자로 표기하는 문자언어, 한국어는 입으로 말하는 음성언어이다.”라고 이유를 말했다. 창제의 역사부터 포괄적 개념에 대한 정의를 제시한 전문적인 의견도 있었다.
한글이란 지금은 ‘한국어’라고 부르는 우리말을 적기 위해 1443년에 세종대왕이 만든 문자로 말과 글 중 글자에 해당한다. 한글은 한국어를 적기 위해 만들어진 문자이지 한국어의 다른 이름이 아니다. 한국어는 사용 인구가 약 8천만 명에 이르는 세계 13위의 덩치 큰 ‘언어’를 의미한다. 따라서 한글과 한국어는 다르다는 것이 정답이다.
세 번째 문항은 위 문제에서 한글 문장과 한국어 문장을 찾는 것으로, 정답률은 각각 68%, 85%였다. 1번 문장은 말은 영어이지만 글자는 한글이고, 2번 문장은 말은 영어, 글자는 로마자, 3번 문장은 말은 한국어 글자는 한글이다. 1번 문장은 한글 표기이기에 한글 문장이나, 영어이기에 한국어 문장은 될 수 없다.
따라서 한글 문장의 정답은 1번과 3번(복수정답), 한국어 문장의 정답은 3번이다. 가장 많은 오답은 “한글 문장은 3번이다.”와 “한국어 문장은 1번과 3번이다.”였다. 학생들은 한글과 한국어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정확한 개념은 알지 못했으며, 글자와 언어를 혼동해 한글과 한국어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번 조사는 동아대학생을 대상으로 한글과 한국어를 다르게 인식하는지 확인하고자 실시했다. 다만 응답자 중 절반이 한국어문학과 학생들이었으므로, 정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설문 결과를 토대로, 더 많은 학생이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를 알 수 있도록 네모소식(카드뉴스)을 제작해 동아대학교 공식 누리 소통망(SNS)에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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