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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잃어버린 나라의 글자로 시를 쓴 한글 시인 윤동주 - 강민주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3. 7. 14.

잃어버린 나라의 글자로 시를 쓴 한글 시인 윤동주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강민주 기자

minjoo010331@naver.com

 

나라를 잃은 한민족에게 한글은 민족의 운명과도 같았다. 일제강점기에 한글은 숱한 탄압을 받았지만, 지식인들은 한글을 목숨처럼 여기며 지켜왔다. 윤동주(尹東柱, 1917. 12. 30. ~ 1945. 2. 16.)는 한글 사용이 철저히 금지되었던 일제강점기에 한글 시를 남긴 대표적인 저항파 시인이다.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은 연희전문학교 문과 38학번인 시인 윤동주의 생애와 한글 문학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다.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 시인 윤동주의 숨결을 담다

연세대학교 정문을 지나 약 15분 정도 걸으면 윤동주 문학동산을 발견할 수 있다. 윤동주 문학동산의 계단을 오르다보면 윤동주 시비와 함께 윤동주기념관이 있다. 윤동주기념관은 본래 핀슨관으로 일제강점기 남학생 기숙사로 사용된 건물이다. 특히 건물 2층에는 시인 윤동주가 기거했던 방이 있고, 이곳에는 그의 시와 사진뿐 아니라 성적표까지 있다. 핀슨관은 2019년 등록문화재 제770호로 지정되면서 윤동주기념관으로 재탄생했다. 윤동주기념관은 시인 윤동주의 삶과 문학을 추념하는 총 3층의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80여년의 시간 동안 지켜온 윤동주의 숨결을 느껴보자.

‘서시’, ‘별똥 떨어진 데’: 윤동주 시집이 출판되기까지의 여정

윤동주기념관 1층에 있는 7개의 전시실은 ‘서시’, ‘별똥 떨어진 데’, ‘소년’, ‘새로운 길’, ‘자화상’, ‘별 헤는 밤’, ‘종시’ 등 시인 윤동주의 시 제목으로 이름을 지었다. 첫 번째 전시실 ‘서시’는 2018년 등록문화재 제712호로 지정된 윤동주의 육필 원고와 일제강점기에도 지켜낸 124편의 시와 산문, 시인의 소장 도서를 전시한다.

두 번째 전시실 ‘별 똥 떨어진 데’는 윤동주의 시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윤동주는 살아생전 시집을 출판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유족과 친우들이 흩어져있던 그의 원고를 소중히 모으고 지켜 후대에 전한 덕에 시집이 출간될 수 있었다. 이곳에는 윤동주 시집의 초판본과 이후 주요 판본들이 출간된 고된 과정, 추도식 방명록, 유족들의 서신 등이 전시되어 있다. 그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그의 시집은 윤동주기념관에 그의 숨결을 불어넣어준다.

‘소년’, ‘새로운 길’, ‘자화상’: 시인 윤동주의 생애

세 번째 전시실 ‘소년’은 소년 동주가 자고 나란 고향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중학생 동주는 식민지 현실에서도 한글로 시를 새겨 넣으며 미래의 시인을 꿈꿨다. 네 번째 전시실 ‘새로운 길’은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한 후 스승들로부터 조선어와 민족의 역사를 배운 과정을 그린다. 다섯 번째 전시실 ‘자화상’은 시인 윤동주가 교내 잡지에 발표한 시와 그와 같은 길을 걸어갔던 정병욱, 송몽규, 강처중 등 연희전문학교 주변 인물들을 소개한다.

‘별 헤는 밤’, ‘종시’: 일제강점기에 대한 저항, 한글 시

여섯 번째 전시실 ‘별 헤는 밤’은 시인 윤동주의 대표 시들과 창작의 토대가 된 서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일제강점기 말기에 윤동주는 끊임없이 자기를 성찰하고 이를 한글 시어로 풀어 쓰면서 저항의 힘을 표현했다. 마지막 일곱 번째 전시실 ‘종시’는 윤동주의 일본 유학시절 자취와 기록되지 못한 그의 마지막 시간이 담겨 있는 공간이다. 시인 윤동주는 독립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시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열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주었다.

윤동주의 과거 유산을 미래로 확장하다

2층은 윤동주 도서관으로, 시인 윤동주와 관련된 국내외 출판물을 모아둔 곳이다. 이곳에는 윤동주의 시집, 동영상과 음원과 같은 창작물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학자들이 그를 연구한 자료들도 있다. 마지막 3층은 다양한 강연이 열리는 곳으로, 다락방같이 안락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의 한글 시를 음미하고 사색하기에 걸맞은 공간을 제공한다. 시인 윤동주의 생애와 한글 문학이 깃든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은 현재 네이버 예약을 통해 관람 가능하다.

동주문학회, 시인 윤동주의 한글 문학 정신을 이어받다

연세대학교 윤동주기념관은 일제강점기 탄압 속에서도 한글 문학을 지켜온 시인 윤동주의 시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연세대학교에는 시인 윤동주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글 문학을 지키고 가꾸는 이들이 있다. 1987년 설립되어 윤동주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동아리 동주문학회다. 동주문학회 회원들은 월 1회 정례 모임을 하고 시화전과 시사전을 열며 윤동주의 한글 문학에 대한 정신을 꿋꿋이 이어가고 있다. 일제강점기, 잃어버린 나라의 언어인 한글로 시를 쓰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온 시인 윤동주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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