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은 4월 21일(화)부터 6월 7일(일)까지 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2015년도 첫 번째 기획특별전 ‘한글 편지, 시대를 읽다’를 연다.


한글 편지는 조선시대 국왕으로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신분에 관계없이 모두 사용하였던 대표적인 소통의 수단이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했던 한글 편지는 한글이 널리 보급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번 전시는 현존하는 한글 편지 중 가장 오래된 안정 나씨 나신걸의 편지로부터 1990년대 이후 전자우편(이메일)과 최근의 누리소통망(SN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통 수단을 통한 시대의 이야기를 전시로 소개하고, 소통 매체의 변화와 관련된 언어문자 생활도 재미있게 풀이한다. 나아가서 예술로 승화된 한글 편지의 아름다움을 디자인, 문학, 회화 등 여러 시각으로 조명한다.


편지로 들여다 보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

역사적으로 한글 편지는 우리 사회의 소통을 주도하는 가장 대중적인 수단이며 매개였기 때문에 한글 편지의 일상적인 사연 속에는 편지가 쓰였던 과거와 현재의 시대 이야기가 있는 그대로 담겨져 있다.


※ 한글 편지 속 시대 이야기(1) : “세계 속의 한글, 한글로 이룬 꿈”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많은 외국인이 한국어 그리고 한국 문화를 통해 새로운 꿈을 키워가고 있다. 전시에서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인 박율랴씨가 고려대학교에서 유학하던 시기에 한국어를 가르쳐 주었던 타슈켄트의 세종학당 선생님에게 보낸 감사의 편지를 소개하고 있다.


※ 한글 편지 속 시대 이야기(2) : “교수가 된 막장 광부”

아프리카 아시아난민교육후원회(ADRF) 회장을 맡고 있는 권이종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는 1960년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독일의 탄광에서 3년 동안 광부의 일을 하였다. 계약 만료 후에는 가까이 지냈던 양어머니 로즈마리 부인의 도움으로 독일에서 대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고,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 교수가 되었다. 전시에서는 권이종 명예교수가 당시 독일에서 주고받은 편지와 엽서, 각종 사진, 근로포장증 등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편지 등을 소개한다.


※ 한글 편지 속 시대 이야기(3) : “부치지 못한 편지”

아득히 멀어져 가고 있는 6·25전쟁의 기억이 부치지 못한 편지 속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학도병의 신분으로 전사한 서울 동성중학교 3학년 이우근의 부치지 못한 편지는 그 비극을 기억하게 하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1950년 8월 11일 포항여중 전투에서 전사한 학도병 이우근의 옷 속 수첩에서 어머니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가 발견되었다. 포항여중 전투는 학도병 71명이 북한군을 맞아 싸운 전투로 영화 “포화 속으로”(2010년)의 소재가 되었다.


항상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누리소통망(SNS)은 손편지 문화를 빠르게 대체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사용자들은 누리소통망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서로의 생각을 빠르게 주고받으며 여론을 형성하고 있고, 이 여론은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되고 있다.


소통 수단의 변화는 우리 일상의 언어문자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훈남’(훈훈한 남자)이나 ‘오나전’(완전) 같이 인터넷 환경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와 다양한 그림말(이모티콘)은 전통적인 문자 소통의 방법을 뒤흔들고 있다.


소통 수단의 급격한 변화와 그로 인해 등장한 새로운 언어 현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세대 간에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맞추어 나타나게 된 새로운 언어생활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받기도 한다.


꾸미지 않은 편지의 아름다움

편지는 상대에게 전하는 개인적인 이야기로, 그 안에는 보내는 이의 꾸미지 않은 내면적인 감성이 그대로 녹아 있다. 그래서 편지는 마치 혼자인 것처럼 볼 수 있는 대상이 되고, 그 안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감성과 내면의 고백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선조(宣祖), 효종(孝宗), 현종(顯宗), 숙종(肅宗), 정조(正祖) 임금이 남긴 현전하는 어필 한글 편지가 모두 소개된다. 거침없는 운필의 묘미를 볼 수 있는 추사 김정희의 한글 편지, 궁체로 유명하였던 하상궁이 러시아 베베르 공사 부인에게 보낸 아름다운 궁체 편지, 김환기가 부인 향안에게 보낸 그림 편지, 백남준이 이어령에게 보낸 그림엽서 등 예술 작품과 같은 편지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매주 수요일 야간개장 때 늦은 7시부터 8시까지 전시 내용을 심화하여 설명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진행하고, 전시 해설사가 안내하는 전시 해설 프로그램도 하루에 두 번 운영한다.


또한 특별전 연계 교육 프로그램으로 편지의 다양한 형식과 시대의 흐름을 체험 활동을 통해 알아가는 ‘특별한 이야기 1. 한글 편지’를 총 4회 진행할 계획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