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회원 글모음17

실버? 홈리스? 그룹홈? 우리말로 쓰면 안 되나요? 실버? 홈리스? 그룹홈? 우리말로 쓰면 안 되나요? - 어려운 말이 복지의 문턱을 높인다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여러 방송에 출연했다. 진행자들의 질문은 한결같이 '한글 파괴'를 염려하는 쪽에 맞춰졌는데, 따져보면 매우 이상한 말이다. 한글은 세종대왕께서 만든 문자 체계를 가리키는 이름이건만, 한글 파괴란 이 문자 체계가 파괴된다는 뜻이니 그럴 수밖에. 누군가 모음을 먼저 적고 그 다음에 자음을 적기라도 한단 말인가? '우리말' 또는 '한국어'가 엉망이 되어간다는 사정을 흔히 한글 파괴라고 잘못 부른다. 공공분야, 어려운 말 많아 방송 진행자들이 문제 삼은 건 대부분 청소년이나 젊은 세대가 무분별하게 신조어를 마구 만들어 의사소통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었지만, 내가 보기에 이런 신조어가 일으키는 문제는.. 2014. 10. 15.
세종대왕님, 고맙습니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스승이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뛰어넘어 '삶의 지혜를 가르쳐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존재'입니다. 우리 겨레에게 가장 큰 스승은 누구일까요. 우리에게는 "세종대왕"이 있습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여자중고등학교의 청소년적십자사 단원들이 편찮으신 선생님과 퇴직한 스승님을 찾아뵌 것이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1963년 청소년적십자사 중앙학생협의회가 5월 26일을 `은사의 날`로 정했는데 2년 뒤 1965년에 스승을 세종대왕처럼 존경하고, 또 세종대왕처럼 존경받는 스승이 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날인 5월 15일로 다시 정해져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글 창제라는 위.. 2014. 5. 15.
커피 나오셨습니다 * 이 글은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가 쓴 글로 경향신문(2014년 1월 17일)에 실렸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172029575&code=990100) 한 달 전에 인터넷 유튜브라는 곳에 동영상을 하나 올렸다. “커피 나오셨습니다”라는 제목에다 ‘사물 존대의 논리’라는 부제를 붙였다. 사람들 반응이 제법 괜찮아 1만명이나 보았고 이른바 ‘화제의 동영상’으로 텔레비전에 소개되기도 했다. 묘미는 급반전이었을 것이다. “신상품이십니다” “5만원이십니다” 등 손님을 극진히 모시겠노라고 쓰는 존댓말이 의도와는 달리 물건이나 돈을 높이고 있는데, 동영상에서는 이런 현상이 어떤 슬픈 사정을 담고 있는지 비틀어서 보여줬다.. 2014. 1. 21.
대접받고 싶다면 대접하라 대접받고 싶다면 대접하라 * 이 글은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가 쓴 글로 동아일보 2014년 1월 1일 사회면에 실렸습니다. (http://news.donga.com/3/all/20140101/59899651/1) 유럽의 축구장 안팎에서 난동을 일삼던 훌리건의 악명은 이제 차별주의자들에게 넘어갔다. 백인과 피부색이 다른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바뀐 현상이다. 훌리건만 해도 축구에 열정을 지닌 집단이었지만, 차별주의자들은 인종 차별에 대한 광적인 열정만 있을 뿐이다. 독단의 결과다. 우리 사회에서도 독단과 편견에서 비롯하는 증오 표현이 늘고 있다. 정치인의 막말, 인터넷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언어폭력, 청소년의 욕설, 상대를 절벽으로 몰아가는 방송의 날선 말. 그나마 국민의 알 권리를 차별할 위험이 높은 공공.. 2014. 1. 3.
(김은영) 나는 깡패였다?! 겨울에 더 맛있는 전복을 먹었다. 완도 전복인지 양식 전복인지 그 출생의 비밀은 모르지만, 내 돈 내고 먹은 게 아니라 더더더 쫄깃하고 달았다. ^^; 지구 바다에는 모두 100여종의 전복류가 산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양식업자들은 일단 그 크기만으로 전복은 보통 세 가지로 나눈다고 한다. 1년 된 어린 전복, 치패. 2년 쯤 자란 중패, 그리고 다 큰 전복 성패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바다 농부들 사이의 전문용어로 1년을 자랐든 2년을 자랐든 제대로 크지 못한 전복을 이르는 말이다. 바로 '깡패'다. 똑같은 바다에서 똑같은 조류에 휩쓸리고 똑같은 다시마를 먹고 살았지만, 치패도 중패도 되지 못한, 밥값 못한 놈들을 가리켜 하는 바다 농부들 말이다. 사람들 중에도 '깡패'라고 불리는 무리들이 있다. 사.. 2013. 11. 23.
학문 위에 있는 영어 * 이 글은 2013년 8월 1일, 경향신문에 실린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의 글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7312109075&code=990100#livereContainer) 8년 전, 뒤늦게 교수 자리를 얻은 어느 선배가 자신은 영어 강의 능력이 있음에도 운때가 안 맞아 좋은 대학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자기 대학의 학생들 영어 실력이 낮아 나중에 대우받지 못할까 염려해 학과 수업과는 별도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는 말도 남겼다. 전공이 사회과학임에도. 그 선배는 얼마 전에 서울의 명문대로 자리를 옮겼다. 영어 강의 능력을 인정받은 모양이다. 영어를 익히는 방법에는 여.. 2013. 8. 8.
(홍종현) 좋은 것은 바로 따라하는 것이 좋다 ▣ 기사를 읽고... 글쓴이: 홍종현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 [울산매일] 울산시, 행정용어 쉽게 바꾼다. 2개 분야 공공언어 600단어 개선 용례집 펴내 바우처제도→복지상품권제도·시방서→설명서 http://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299504 울산시가 ‘공공언어 개선 용례집’ 300부를 발간한다고 7월 15일 발표했다. 이렇게 공공기관이 앞장 서서 알기 쉬운 글을 사용하고 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관공서에서 각종 민원을 진행하다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동안 직원들이 친절해진 것은 사실 이지만, 사용하는 행정 용어는 아직 많이 불친절하다. 울산시가 이번에 바꾼 말들을 살펴.. 2013. 7. 18.
(김은영) 한글로 또박또박 마음을.. 글쓴이 :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 김은영 [동아일보] 정승혜 교수, 사대부 한글제문 첫 공개 http://news.donga.com/3/all/20130715/56448700/1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은 사람이 죽으면 죽은 이를 기리는 글을 써 장례 때와 1주기, 2주기 때 큰 소리로 읽었다. 그런 글을 제문이라고 하는데, 지난 7월 10일,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국어사학회 학술대회에서 정승혜 수원여대 교수(국어사)는 18세기 조선시대 호남지방의 사대부가 먼저 세상을 떠난 여동생을 기리는 애끊는 한글 제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장례와 제사 때 읽히는 글이라 대부분 한문으로 쓰인 것들이 남아있는데, 사대부가 쓴 한글 제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시집간 누이를 잃은 오빠가 쓴 한글 제문은 애틋하다.. 2013.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