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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애띤 얼굴? 앳된 얼굴?

by 한글문화연대 2016. 9. 22.

[아, 그 말이 그렇구나-152] 성기지 운영위원

 

자기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사람은 주위의 부러운 눈길을 받기 마련이다. 동안으로 인기를 모으는 연예인들을 분석해 보면, 아기처럼 이마가 상대적으로 넓고, 눈이 동그랗고 얼굴 전체에 비해 코와 턱의 길이가 약간 짧은 편이라고 한다. 흔히 이렇게 어려 보이는 얼굴을 가리켜 ‘애띠다’, ‘애띤 얼굴’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바른 말이 아니다.


우리말에 ‘어리다’는 뜻을 더해 주는 접두사 가운데 ‘애’라는 말이 있다. 호박에 ‘애’를 붙여서 ‘애호박’이라고 하면 어린 호박이 된다. 이 ‘애’라는 말에 어떤 태도를 뜻하는 ‘티’가 붙어 ‘애티’라 하면 “어린 태도나 모양”을 뜻하는 명사가 된다. “애티가 난다.”라고 쓴다. 그러나 이 말을 ‘애티다’ 또는 ‘애띠다’라고 쓸 수는 없다. 이때에는 ‘애’와 ‘되다’를 합해서 ‘앳되다’라고 말해야 한다. 따라서 “애띤 얼굴”이 아니라 “앳된 얼굴”이라 해야 바른 표현이다.


아무리 앳된 얼굴이라 해도 매운 음식을 먹으면 코에 땀방울이 돋게 된다. 이렇게 나는 땀을 표현할 때 “코에 땀이 송글송글 돋았다.”라고 한다. 또는 “목욕탕의 천장에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라고 말한다. 이때 ‘송글송글’도 표준말이 아니다. 땀이나 물방울이 살갗이나 표면에 많이 돋아 있는 모양은 ‘송골송골’이라 표현해야 한다. 가을의 정점인 추분(22일)을 맞아 이른 아침 출근길에 길가 풀잎에 맺힌 이슬방울들이 눈에 띈다. 이 또한 “이슬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로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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