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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트로트와 트롯

by 한글문화연대 2017. 1. 5.

[아, 그 말이 그렇구나-167] 성기지 운영위원

 

지난 연말에는 주요 방송사마다 연예대상 시상식 모습을 방영했다. 시상식 하면 떠오르는 것이 빨간 양탄자이다. 이 양탄자를 서양 외래어로 ‘카펫’이라고 한다. 어떤 분들은 ‘카페트’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표준말은 카페트가 아니라 카펫이다. 그리고 미래 세계를 예측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로봇인데, 이 말도 ‘로보트’가 아니라 ‘로봇’이 표준말이다.

 
그런데 카페트는 카펫이 맞고 로보트는 로봇이 옳다고 하니까, ‘케이크’도 ‘케익’(또는 ‘케잌’)으로 써야 맞는 것으로 혼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거꾸로, ‘케익/케잌’이 아니라 ‘케이크’가 표준말이다. 마찬가지로, ‘카세트 라디오’라 할 때에는 ‘카셋’이 아니라 ‘카세트’가 맞고, ‘비닐 테이프’도 ‘테입’이 아니라 ‘테이프’가 올바른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고 있는 외래어 가운데는, 이렇게 (카펫이나 로봇처럼) k나 t나 p를 받침으로 적을 때도 있고 (케이크처럼) 풀어 쓸 때도 있다. 그런가 하면, 받침으로 적을 때와 풀어 쓸 때의 뜻이 서로 달리 쓰이는 경우도 있다. 가령, 60~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우리나라 성인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가요인 트로트를 ‘트롯’이라고 표기해 놓은 앨범이 더러 눈에 띄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기이다. 이 말은 두 가지로 쓰이는데, 대중가요를 말할 때는 ‘트로트’이고, 그냥 ‘트롯’이라고 하면 승마에서 말이 총총걸음을 걷는 것을 가리키는 승마용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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