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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안다미, 안다미로, 안다니

by 한글문화연대 2017. 5. 10.

[아, 그 말이 그렇구나-184] 성기지 운영위원

 

새 대통령이 막중한 책임을 지고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책임감과 관련된 우리말 가운데 ‘안다미’라는 말이 있다. ‘안다미’는 다른 사람의 책임을 대신 맡아 지는 것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스스로 원해서 책임을 맡아 질 때 쓰는 것이 아니라, 좋지 않은 의도로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에 주로 쓰인다. 가령, “부동산 정책 실패로 아파트값이 올랐는데 그 안다미를 아파트 부녀회가 뒤집어썼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말을 동사로 활용해서, “교장선생님이 학교 폭력의 피해에 대해 일부 학생에게 안다미씌웠다.”처럼, 자기가 맡은 책임을 남에게 넘기는 것을 ‘안다미씌우다’라고 한 낱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안다미’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뜻이 전혀 다른 ‘안다미로’라는 우리말도 있다. ‘안다미로’는 “담은 물건이 그 그릇에 넘치도록 많게”라는 뜻으로 쓰이는 부사이다. 어머니가 밥을 그릇에 넘치도록 담아 주실 때, “밥을 안다미로 담았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밥을 듬뿍 담았다.”라고 할 때의 ‘듬뿍’과도 쓰임이 비슷한 말이다. ‘안다미로’는 또, “그 사람은 정을 안다미로 가지고 있는 다사로운 분이다.”처럼 다른 곳에도 폭넓게 활용해서 쓸 수 있다.


‘안다미’나 ‘안다미로’와 소리는 비슷하지만 뜻은 다른, ‘안다니’라는 말도 있다. 여럿이 모여 이야기를 나눌 때, 남의 말에 꼭 끼어들어서 아는 체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처럼 “무엇이든지 잘 아는 체하는 사람”을 순 우리말로 ‘안다니’라고 한다. 같은 사무실 안에, 남들이 말할 때 끼어들어서 무엇이든지 아는 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그 사무실의 안다니라고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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