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87] 성기지 운영위원
한글학회는 월간 [한글 새소식]과 페이스북 ‘한글학회’ 마당에서 다달이 우리말 알아맞히기 문제를 내고 있다. 문제와 함께 제시하는 귀띔을 읽기만 하면 누구나 풀 수 있도록 했지만, 그렇다고 꼭 ‘정답’만을 보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읽고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보낼 수 있다. 한글학회 담당자는 접수된 ‘답’들 가운데 ‘정답’을 맞힌 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상품을 준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방송에서는 시청자와 청취자를 위한 퀴즈 문제를 자주 내고 있다. 그런데 퀴즈를 내면서 진행자가 하는 말 가운데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이 문제의 정답을 아시는 분은 다음 번호로 곧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흔히 무심코 받아들이는 말이지만, 이 표현에서 ‘정답’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답’의 뜻이 ‘옳은 답’임을 생각하면 그 문제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시청자나 청취자들이 생각하는 답이 옳은지 그른지는 최종적으로 문제를 낸 방송 관계자 쪽에서 판정할 일이지, 시청자나 청취자가 스스로 판정할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정답을 아는 사람’만 응모하라는 표현은 방송국의 의도와는 달리 응모 수를 제한해 버리는 결과를 불러올지도 모른다. 자기가 생각하는 답이 ‘정답임이 확실할 때’에만 응모하라는 뜻으로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행자는 “이 문제의 답을 아시는 분은”이라고 고쳐서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응모자들이 갖가지 ‘답’을 보내오면, 방송국에서는 그 가운데 ‘정답’을 맞힌 사람을 가려내어 상품을 보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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