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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퀴즈로 살펴보는 내 맞춤법 수준 - 이한슬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7. 10. 12.

퀴즈로 살펴보는 내 맞춤법 수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4기 이한슬 기자

lhs2735@naver.com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어릴 때부터 사용했던 언어이기에 한국말에 능숙한 편이다. 하지만 맞춤법의 세계는 넓고도 깊어 어른도 종종 틀리곤 하는데, 보통 사람들이 맞춤법을 얼마나 많이 틀리는지를 2014년 10월 11일에 방영된 〈무한도전〉 한글날 특집에서 볼 수 있었다. 심지어 출연진은 말을 전문적으로 하는 방송인임에도 정확한 맞춤법을 구사하지 못했다.

 

▲ 출연진의 맞춤법 시험 결과에 나타난 맞춤법 수준

▲ 2014년 10월 11일 방영된 〈무한도전〉 한글날 특집 첫 화면

그 당시 6명 모두 중학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우 충격적인 결과를 보여 많은 사람이 놀랐는데, 과연 3년이 지난 지금, 맞춤법 문제 10개를 낸다면 몇 개를 맞출 수 있을까?

초등학교 때 받아쓰기와 유사한 형식의 문제로, 문제를 보자마자 드는 생각을 답으로 선택해 보면 된다.

 

정답은 이와 같다.


1) 정답은 ‘무난하다’. ‘문안하다’는 ‘웃어른께 안부를 여쭌다’라는 뜻을 지닌다.

 

2) 정답은 ‘웬일’. 웬-은 ‘어찌 된’을 뜻하는 관형사이므로 웬일은 어찌 된 일을 뜻하는 말이다. 반면, 왠지는 ‘왜인지’를 줄인 말이므로 ‘왠지’라는 표현이 맞다.

 

3) 정답은 ‘나았다’. '어떤 것보다 더 좋거나 앞서 있다'는 뜻을 가진 '낫다'는 'ㅅ 불규칙 형용사'이다. 'ㅅ 불규칙 용언'은 어간 말음 'ㅅ'이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탈락한다.
 반면, '낳다'는 '출산하다, 결과를 가져오다'라는 뜻을 가진 규칙동사이기 때문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붙어도 'ㅎ'이 탈락하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다.

 

4) 정답은 ‘예상치’이다. 예상하에서 ‘하’ 바로 앞에 비음인 ‘ㅇ’이 쓰일 때는 ‘예상치’로 줄여 쓸 수 있다. 반면, 떳떳하지에서 ‘하’ 바로 장애음인 ‘ㅅ’이 쓰였기 때문에 ‘떳떳지’로 써야 한다.

 

5) 정답은 ‘파투’. 일이 잘못되어 흐지부지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화투 놀이'에서 유래했다.

 

6) 정답은 ‘잠갔다’. 여닫는 물건을 열지 못하도록 자물쇠를 채우거나 빗장을 걸거나 한다는 말은 ‘잠그다’ 이며, 잠그다는 모음과 만나면 ‘ㅡ’가 탈락해 잠가, 잠갔다고 활용된다. 같은 이유로 “김치를 담궜다” 역시 “김치를 담갔다”로 쓰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7) 정답은 ‘소곤소곤’.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작은 소리로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소리나 그 모양을 이르는 말은 ‘소곤소곤’이다. 비슷한 단어로는 남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낮은 목소리로 자꾸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소리를 의미하는 ‘수군수군’이 존재한다.

 

8) 외래어나 고유어 뒤에서는 ‘ㅇ’을 쓰는 ‘양’으로 쓰고, 한자어 뒤에서는 ‘ㄹ’을 쓰는 ‘량’으로 쓴다. ‘강수’와 ‘적설’은 한자어 표현이므로 ‘ㄹ’을 쓰는 ‘량’으로 쓰고, ‘구름’은 고유어 표현이므로 ‘ㅇ’을 쓰는 ‘양’으로 써야 한다.

 

9) 정답은 ‘되레’. ‘예상이나 기대, 또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반대되거나 다르게’라는 뜻이다. ‘되려’는 ‘도리어’를 잘 못 줄여 쓴 방언이고, ‘도리어’를 올바르게 줄여 쓴 표준어는 ‘되레’이다.

 

10) 정답은 ‘애먼’.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거나 엉뚱하게 느껴진다’는 의미이다. ‘엄한’은 “매우 심한 추위”를 나타내고, ‘엄하다’는 “규율이나 규칙을 적용하거나 예절을 가르치는 것이 매우 철저하고 바르다.”라는 의미다. ‘엄한’에는 엉뚱하거나 애매하다는 의미가 없다.

 

채점 결과, 예상 등급제!


그렇다면 이렇게 헛갈리는 맞춤법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이후 정확하게 한국어를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거나 7,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국어 과목을 공부하지 않는 이상 성인이 국어를 제대로 배울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기본적인 맞춤법을 맞추지 못해 여러 벌칙을 받는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굴욕적인 모습은 웃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뜨끔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과연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우리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한국어 어학당을 찾은 외국인, 이제 막 우리말을 배우기 시작한 어린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한국어를 정확하게 사용하고, 우리 말을 정말 사랑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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