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12] 성기지 운영위원
‘있다’를 높이면 ‘계시다’가 되는데, ‘계시다’를 잘못 쓰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갖고 계시다’라는 말이 바로 그렇다. ‘있다’란 말이 사람의 존재에 대해서는 “방에 계십니다.”처럼 ‘계시다’로 높이게 되지만, 어떤 사물의 소유를 뜻할 때에는 “갖고 있으십니다.”처럼 ‘있으시다’로 높여 말해야 한다. 이를 “갖고 계십니다.”라고 하면 틀린다.
마찬가지로, “궁금한 점이 계시면 전화로 문의해 주세요.”라는 표현도 높임법을 잘못 쓴 경우가 되겠다. 이때에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전화로 문의해 주세요.”로 말해야 한다. 높임말을 쓸 때에는 무엇을 높여서 말해야 하는가에 주의를 기울여서, 올바른 존대 표현을 사용해야 하겠다.
연말이 되면서 갖가지 모임이 잦아지고 있는데, 모임을 주최하는 이가 “양해 말씀 드립니다.”란 말을 할 때가 있다. 시작 시간이 늦었다든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때의 ‘양해 말씀’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 ‘양해’는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양해해 주어야 할 사람은 모임에 참석하는 이들이다. 모임을 주최하는 쪽에서는 참석자들이 양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양해해 주기를 바라는 쪽에서 ‘양해 말씀’을 드린다고 할 수는 없다. 이때에는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라든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로 말하면 된다.
'사랑방 > 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에 관한 우리말 (2) | 2017.12.13 |
---|---|
쉬흔? 쉰! (0) | 2017.12.06 |
사람의 일생 (0) | 2017.11.23 |
당기다, 댕기다, 땅기다 (0) | 2017.11.16 |
‘오’가 ‘우’로 바뀐 말들 (0) | 2017.11.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