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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연속 기획) 유튜브 방송 속의 말(2) - 뭐? 멘탈이 터진다고?-김 온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8. 8. 7.

(연속 기획) 유튜브 방송 속의 말(2) - 뭐? 멘탈이 터진다고?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김  온 기자

rladhs322@naver.com

 

  앞서 미용에서 나타나는 언어 사용을 살펴봤다. 이번에 살펴볼 분야는 이들에 버금가는 대중성을 자랑하는 게임 방송이다. 게임 방송은 유튜브 내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압도적인 조회 수를 자랑한다. 특히 10~30대의 시청자층이 두텁다. 이들은 비교적 언어 습득이 빠른 편이라 게임 방송의 언어 사용은 더욱 민감하게 봐야 할 부분이다. 과연 게임 방송에서 언어 사용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많이 알려진 창작자 5명의 영상을 중심으로 언어 사용 실태를 짚어보자.

 

  1. 양띵
  양띵은 한국의 대표적인 1인 방송 창작자 관리(MCN) 기업인 트레저헌터 소속의 창작자 겸 이사로 활동하고 있고, 한국에서  구독자 순위 9위에 올라있다. 그녀는 오버워치, 마인크래프트, 메이플, 롤, 지티에이5(GTA5) 등 여러 종류의 게임을 방송에서 다룬다. ‘놀이 규칙’으로 말할 수 있는 ‘게임 룰’, ‘인상적인 발언’ 정도로 바꿀 수 있는 ‘드립’, ‘달콤한 재미’로 풀이할 수 있는 ‘꿀잼’과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표현들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또한 ‘호로 XX’와 같은 비속어도 쓰인다. BJ 양띵의 영상 중 조회 수가 가장 많은 ‘마인크래프트 감옥 탈출 1편’에서는 ‘개똥 같은 소리’, ‘빡친’ 같은 순화할 필요성이 있는 단어들이 등장한다.

 

2. 감스트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문화방송(MBC) 해설위원과 K리그 홍보대사를 맡으며 대중에게 더 널리 알려진 ‘감스트’. 과격한 언행으로 인기를 얻은 만큼 영상 속 언어의 수위가 굉장히 높다. “X발!”, “X발년아!!”, “개새X가~”, “X빻았다.”와 같이 입에 담기도 힘든 비속어들이 난무했다. 유명인들이 그의 영상에 출연하고, 공중파 방송에 그가 직접 출연하는 만큼 파급력이 있기에 바르고 품격 있는 언어 사용이 시급해 보인다.


                   

        ▲ 감스트 유튜브 표지 화면1 : 비속어                     ▲ 감스트 유튜브 표지 화면2 : 외국어

 

3. 악어

 구독자가 130만 명을 넘기는 유명 창작자이다. 그의 방송을 보면 영어의 인사이더(insider)에서 따와 ‘친화력 좋은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인싸”, ‘정신을 놓았다.’는 뜻의 “멘탈이 터지다.”, ‘스스로 일을 꾸며내는 사람 중 최고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의 “주작 보스”, ‘좋은 거 나올 느낌이다.’로 풀이되는 “좋은 거 나올 삘” 등의 다양한 언어 파괴 형태를 마주할 수 있다.

 

4. 대도서관, 도티

  법인회사 ‘엉클대도’를 세워 후배 창작자들을 양성하고 있는 ‘대도서관’과 초등학생들의 대통령이란 뜻의 ‘초통령’으로 불리는 ‘도티’. 이들의 구독자를 합산하면 약 400만 명이 넘어간다. ‘입이 험하지 않은 깨끗한 방송’으로 유명한 두 창작자는 비교적 언어 사용이 좋은 편이다. 다만 게임에서 쓰이는 단어 자체가 스킨, 유저, 싱글 매치, 팀 매치, 헤드샷, 업그레이드, 코인, 아이템 박스 등 외국어가 대부분이어서 그들도 이런 말들을 주로 쓰인다는 점이 아쉬웠다. 충분히 배경화면, 사용자, 개인전, 단체전, 머리치기, 단계 상승, 동전, 무기 상자 등 대체할 수 있는 우리말이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창작자들이 방송이나 기사에 적잖게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방송을 보게 되면서 그들도 어느덧 ‘공인’이 된 시대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튜브 시상식’이 따로 열릴 만큼 지구촌을 하나로 만드는 강력한 매체로 자리 잡은 유튜브. 다양한 분야 중 인기 많은 미용, 게임 분야를 통해 짚어본 유튜브 내 언어 사용 실태는 어둡다. 유튜브 내에서 자체 규정을 만들어 경고가 누적될 경우 퇴출에까지 이르는 나름의 규제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신고에 의존하고 있어 실효성이 의문스럽다. 다만 ‘바른 방송’을 추구하는 창작자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기에 밝은 희망이 있다. 전 세계인들의 영상이 쏟아지는 홍수 속에서 창작자와 구독자들이 함께 바르고 품격 있는 우리말 사용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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