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60] 성기지 운영위원

 

방송을 보다 보면 음식 맛을 표현하는 갖가지 말들이 쏟아진다. 이 가운데 음식 맛이 싱거울 때 ‘닝닝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고 ‘밍밍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닝닝하다’는 낱말은 국어사전에 없다. 음식이 제 맛이 나지 않고 아주 싱거울 때는 ‘밍밍하다’, 또는 ‘맹맹하다’고 하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음식에서뿐만 아니라, 마음이 몹시 허전하고 싱거울 때에도 “마음이 밍밍하다/맹맹하다.”고 말할 수 있다.


‘히히덕거리다’는 말도 자주 쓴다. 실없이 웃으면서 계속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이를 때 “틈만 나면 전화로 히히덕거렸다.”처럼 말한다. 하지만 ‘히히덕거리다’가 표준말은 아니다. 이 말은 ‘시시덕거리다’, ‘시시덕대다’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틈만 나면 전화로 시시덕거렸다.”와 같이 말해야 규범 언어에 들게 된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우리와 달리 ‘히히덕거리다’가 그들의 규범 언어인 문화어로 쓰이고 있다.


제자리에서 몸을 느릿하게 비비대며 게으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뭉그적거리다’, ‘뭉그적대다’라고 한다. 곧 몸이 나아가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서 자꾸 비비대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뜻으로 ‘뭉기적거리다’, ‘뭉기적대다’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국어사전에는 이 말들을 북한어로 표시해 놓았다(표준국어대사전). 또한 ‘뭉기적거리다’에는 ‘뭉그적거리다’와는 달리, “일을 시원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꽤 굼뜨게 자꾸 뭉개다.”는 뜻까지도 포함해 놓았다. 그러고 보면 제자리에서 몸을 비비대는 모습은 ‘뭉그적거리다’로, 어떤 일을 굼뜨게 하는 모습은 ‘뭉기적거리다’(비록 ‘북한어’이지만)로 구별해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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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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