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65]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말에는 여자의 속성이나 행동을 빗대는 말도 많지만, 여자의 재주나 능력을 가리키는 말도 더러 있다. 오래 전에 어느 매체에서 “박태환 선수는 우리나라 수영계를 이끌어갈 재원이다.”란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이 ‘재원’이란 말을 남자에게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재원(才媛)’은 재주 ‘재(才)’ 자에 ‘미인, 여자’를 일컫는 ‘원(媛)’ 자가 결합해 이루어진 말이다. 한자말 그대로 뜻풀이하면 ‘재주가 뛰어난 젊은 여자’를 일컫는다. 따라서 ‘재원’은 여자에게만 쓸 수 있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재녀(才女)’라는 말도 흔히 쓰고 있다.


그러면, 재주가 뛰어난 남자를 가리키는 말은 따로 없을까? 남자의 경우에는 ‘재사(才士)’라는 말을 쓸 수 있다. 재주 ‘재(才)’ 자에 남자를 뜻하는 선비 ‘사(士)’ 자를 붙여 쓰면 재주가 뛰어난 남자를 이르게 된다. ‘선비’는 남자를 공손하게 부르는 말이었기 때문에, 1960년대에 외솔 최현배 선생은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부름말로 ‘그리운 선비’를 줄여서 ‘그린비’로 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다.

 

재주가 뛰어난 남자와 여자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 바로 ‘인재’이다. “차준환 선수는 우리나라 남자 피겨스케이팅을 이끌어갈 인재이다.”와 같이, ‘재사’와 ‘재원’으로 굳이 남녀를 구분할 필요가 없을 때에는 그냥 ‘인재’라고 하면 된다. 한 나라의 미래는 얼마나 창조적인 인재를 잘 발굴하여 육성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한다. 자라나는 젊은 세대에게 무조건 기성세대를 따르고 본받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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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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