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40]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말에는 어떤 성질이 두드러지게 있는 사람의 이름 뒤에 ‘바리’를 붙여서 그러한 특성을 좀 부정적으로 나타내는 낱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잔꾀가 많은 사람을 ‘꾀바리’라 하고, 성미가 드세고 독한 사람을 ‘악바리’라고 한다. 또, (지금은 잘 안 쓰는 말이지만) 잇속을 노리고 약삭빠르게 달라붙는 사람을 ‘감바리’라고 한다. 이 말들에서 알 수 있듯이, ‘바리’는 특정한 성질을 가진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쓰였던 것 같다.


군인 가족이었던 나는 어렸을 때 군복을 줄여 만든 옷을 종종 입고 다녔다. 그때마다 동무들이 ‘군바리’라고 놀렸던 기억이 있는데, 어린 마음에는 ‘군바리’가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놀림말로 들렸었다. 그렇게 보면, ‘바리’를 붙여 그 사람의 특성을 나타내게 되면 자칫 당사자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가령, 자기보다 수준이 낮거나 못한 사람을 ‘하바리’라 낮잡아 부를 때, 표준 발음은 [하:바리]이지만 대개 [하빠리]라고 ‘바리’를 강조해 말함으로써 애먼 상처를 입힌다.


이처럼 일부러 다른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것은 삼가야 하겠지만, ‘바리’가 가진 말 만들기 힘만큼은 살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바리’를 붙여 사람의 성질을 나타낸 말들 가운데, 샘이 많아서 안달하는 ‘샘바리’, 마음이 좁고 지나치게 인색한 ‘꼼바리’, 말과 행동이 거칠고 미련한 ‘데퉁바리’,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트레바리’, 어리석고 멍청한 ‘어바리’ 등은 요즘에도 우리 나날살이에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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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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