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43] 성기지 운영위원



주변을 돌아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위생 관념이 많이 나아진 것을 느낄 수 있는 요즘이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사용은 이제 필수적인 일상이 되었고, 가벼운 재채기나 기침을 하는 모습도 웬만해선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며칠 전에 어느 책에서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생긴 것은 코로나19의 무거리 중 하나이다.”는 글을 읽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토박이말 ‘무거리’가 참 반가웠다.


우리 토박이말 무거리는 본디 ‘곡식을 빻아서 체로 가루를 걸러 내고 남은 찌꺼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무거리 고춧가루라든가, 무거리 떡이란 말을 쓰는 어른들을 더러 만날 수 있다. 이 말의 쓰임이 좀 더 넓혀져서, 예부터 무거리라고 하면 ‘변변치 못해 한 축에 끼이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되어 왔다. “인력시장에서는 목수나 미장이 같은 기술자들이 다 불려나가고 나면 별 기술 없는 무거리들만 남는다.”처럼 쓰이는 말이다.


또, 어떤 일의 여파로 생긴 자취나 결과를 무거리라 말하기도 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생긴 것은 코로나19의 무거리 중 하나이다.”에서의 무거리는 바로 이러한 뜻으로 쓰였다. ‘민식이법’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의 무거리이고, 우리 정부가 그동안 외면해 왔던 소재, 부품, 장비 산업 지원에 나서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무거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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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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