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릉역 표지판 바뀌기 전. 한글문화연대 제공


도로에서 ‘KISS & RIDE’라는 표지를 본 적이 있는가? 대중교통으로 환승하려는 사람을 내려주거나 태우기 위해 잠시 차를 세우는 곳이라는데, 의미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도 모를 공급자 중심의 표지가 대한민국의 도로 바닥을 점령했다. 표지판의 원래 기능이 무엇인지 겸연쩍고 부끄럽다. 초등학교 앞 노랑 삼각뿔 모양의 안전지대를 이르는 ‘옐로 카펫’도 그러하다. 전국 897곳(2019년 12월)에서 확인된 이 말은 아동 인권을 위해 애쓰는 기관에서 붙인 말이라지만 정작 초등학생의 이해 정도를 돌아보지 않았다.


이런 말을 외면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 알고 있는가? 우리말과 한글을 가꾸는 ‘우리말 가꿈이’다. 한글 문화 연대 소속의 ‘우리말 가꿈이’는 전국 42곳에 버젓이 그려진 ‘KISS & RIDE’를 확인하여 해당 기관에 공문을 보내고 민원을 제기하였다. 그 결과 22곳의 표지판을 ‘환승 정차구역’으로 바꾸었다. 또한 옐로 카펫 사업자 ‘국제아동인권센터’에 공문을 보내고 해당 기관과 개선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우리말을 지키고 가꾸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보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언어문화 환경을 만드는 활동이다.


세종대왕릉역 바뀐 표지판. 한글문화연대 제공

세종대왕릉역 바뀐 표지판. 한글문화연대 제공


2020년, 전국에서 활동한 ‘우리말 가꿈이’는 560여명이었다. 놀랍게도 이들은 언어나 제도의 전문가가 아니라, 대부분 우리말을 아끼는 대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이다. 꽃이나 정원뿐만 아니라 매일 쓰는 우리말도 가꿀 대상이다. 편리함과 안일함에 묻혀 외면하는 우리말을 보살피며 ‘실천하는 젊은이들’이 우리 곁에 있다.


출처: 본 기사는 한국일보에 이미향(영남대 국제학부)교수가 기고한 기사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201230043100042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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