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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위드 코로나’, ‘깐부’, ‘어쩔티비’... 2021년 유행어를 돌아보며 - 변한석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2. 7.

위드 코로나’, ‘깐부’, ‘어쩔티비’... 2021년 유행어를 돌아보며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변한석 기자

akxhfks1@naver.com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1년이 지나갔다. 코로나19는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정치,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새로운 유행어와 신조어는 계속하여 생겨났다. 한국어 파괴라고 할 만큼 심각한 줄임말과 유치한 신조어도 만들어졌고, 코로나 시국과 관련된 새로운 용어들도 나타났다.

 

1. ‘위드 코로나’, ‘백신 패스

 

코로나 백신은 2021년 가장 뜨거운 화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초, 우리나라 국민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고 코로나19와 공존할 수 있는 위드 코로나시대가 열릴 것이란 희망이 있었다. 그런데 이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 외국어인 만큼 미국이나 유럽에서 시작된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쓰지 않는 단어로 일종의 콩글리시. 정확한 어원을 알 수 없는 이 단어는 결국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을 뜻하는 단어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걸 뜻하는 단어라는 잘못된 개념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렇게 단어의 어원과 뜻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언론은 뒤늦게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단어로 위드 코로나를 대체했으나 이미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는 고착되어 사람들의 입에 붙어버렸다.

백신 패스역시 위드 코로나와 상황이 비슷하다. 백신 패스는 백신 접종자에게 인원 제한 해제 등의 혜택을 주고 백신 미접종자에게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뜻하는 단어다. 단어 패스는 고속도로에서 쓰는 하이패스나 구기 운동에서 쓰는 패스등 여러 뜻을 가졌기 때문에 백신 패스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이 단어가 무슨 뜻인지 유추하기 어렵다. 백신 패스는 백신 증명서나 방역 확인서 등의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다.

 

2. 깐부

 

우리는 깐부잖아. 기억 안 나? 우리 손가락 걸고 깐부 맺은 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조회수 1위를 차지한 화제의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에선 여러 한국 전통 놀이가 등장하는데, ‘깐부는 어린이들이 구슬치기 놀이를 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로 친구나 같은 편을 뜻한다. 이 단어는 오징어 게임이 방영되기 오래전부터 있던 단어였지만 드라마 등장인물의 대사로 2021년에 발굴된 유행어다. 해외의 번역 자막에서도 깐부는 친구라고 의역이나 번역하지 않고 “Gganbu”로 쓰는 등 외국에 우리말을 알리게 된 간접적인 계기가 됐다.

 

3. 화천대유

화천대유는 화천대유자산관리 회사의 줄임말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 회사 사건은 2021년 정치계에서 여러 논란을 일으켰는데, 여러 뉴스에서 그저 화천대유라고만 쓰기 때문에 사건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단어가 네 글자 한자어로 구성되어 있어 사자성어나 은어로 착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천대유는 회사 이름이고, 주역의 64괘 중 하나로 하늘의 도움으로 천하를 얻는다라는 뜻이다. 화천대유 사건의 논란과는 별개로 대중들이 몰랐던 단어를 알게 됐기 때문에 2021년의 유행어라고 볼 수 있다.

 

△ 네이버와 구글의 검색창에 화천대유를 치면  ‘ 화천대유 뜻 ’ 이 가장 상단에 뜬다 .

4. ‘어쩔티비’?

어쩔티비는 2021년 하반기 여러 누리소통망에서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단어로 알려진 신조어다. 초등학생이 친구나 어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할 때 약 올리려고 어쩔티비라고 반박을 한다고 알려지며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어쩔티비 유행 초기에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어쩔티비가 뭔지 모른다든가 오히려 어른들이 인터넷에서 쓰는 걸 보고 어린이들이 따라하게 됐다는 등 출처가 불분명하여, 억지로 만들어낸 유행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를 함축한 알잘딱깔센이라는 신조어, ‘머선129(무슨 일이고)’. ‘임구(이미 구독 중)’ 등의 유행어가 있다. 대부분 뜻이나 발음이 비슷한 글자를 서로 바꾸는 문자 놀이나 줄임말의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유행어의 특징을 따른다.

 

2021년 유행어를 돌아보며

신조어와 유행어를 평가할 때면 항상 국어를 파괴한다라는 비판을 하게 된다. 올해 역시 위드 코로나와 백신 패스가 어설픈 외국어 라는 지적을 받았고, 어쩔티비나 알잘딱깔센같이 누리소통망에서 화제가 된 단어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외계어처럼 보인다는 여론이 있다. 2022년 올해는 조금 더 창의적이며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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