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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저는 서울 사람인데 사투리를 쓴다고요? - 김민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7. 25.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9기 김민

rlaalsmin423@naver.com

 

 

 

전라도에 가면 전라도 방언을, 경상도에 가면 경상도 방언을 어디에서나 쉽게 들을 수 있다. 지역 토박이들이 한 지역에서 오래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익히기 때문이다. 서울도 마찬가지로, 서울에서 오래 거주하여 서울말을 쓰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표준말을 쓴다고 생각하기 쉽다. 정말 서울말표준말이 같은 말이라고 볼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같은 말이 아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서울말은 넓은 의미에서 경기 방언 중 하나다. ‘표준말은 한 나라의 표준이 되는 말로, ‘우리나라에서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표준말로 정한 것이다. 서울이 우리나라의 수도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울말이 표준어의 바탕이 되었다는 점에서 서울말을 표준말로 오해할 만하다. 표준말과 혼동하기 쉬운 서울말을 몇 가지 살펴보면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 분석해보자.

 

서울말의 모음 역행동화

요즘같이 더운 7,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면 저 멀리서 달려오는 버스 사이에 아지랭이를 쉽게 볼 수 있다. ‘아지랭이는 널리 쓰이는 말이지만 표준말이 아닌 서울말이다. 현대 국어에서는 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난 말들은 방언으로 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따지자면 표준말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지랭이가 아니라 아지랑이라고 해야 표준말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지랭이외에도 참기름챔기름으로, ‘창피하다챙피하다, ‘아기애기라고 표현하는 것 모두 모음 역행동화에 해당한다.

그러면 ‘-내기가 붙는 새내기풋내기같은 단어도 모음 역행동화가 적용된 것 아니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예외 사항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났다고 할지라도 표준어로 인정한다. 언어의 사회성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말하는 대로 언어는 변화하기 때문이다.

 

서울말의 단모음화 현상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가 된 씨엘(CL)의 노래 나쁜 기집애에서도 단모음화 현상을 찾을 수 있다. ‘기집애계집애에서 단모음화가 일어나 변화한 형태이다. 이중모음에는 ,,,,,,,,,,’ 11개가 있다. 이중모음은 모음 요소가 두 개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 소리와 나중 소리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런데 이중모음은 때때로 단모음으로 발음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계집애기집애, ‘과자까자로 발음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단모음화 현상들도 마찬가지로,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발음을 편하게 하면서 사용하게 되었으나, 표준어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어두 경음화 현상

앞에서 예로 든 까자는 어두 경음화 현상에도 해당한다. 표준어를 구사하는 서울 사람들이 과자를 편하게 발음하다 보니 까자라고 첫음절을 강하게 발음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이 현상을 어두 경음화 현상이라고 부른다. 몇 년 전 표준말로 화제가 되었던 짜장면자장면표기도 어두 경음화 현상과 관련이 있다. ‘과자짜장면에서와 같이 짧은 단어일수록 어두 경음화 현상이 잘 일어난다.

 

음성모음화 현상

지나가다가 몸집이 왜소한 사람을 볼 때 힘이 없으리라 생각해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을 수이보았다가 오히려 봉변당하기도 한다. 여기서 수이보다라는 표현이 사용되는데, 이는 표준어 규정 제8항에서 정한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어 굳어진 다음 단어는 음성모음 형태를 표준어로 삼는다.”라는 규정을 벗어났다. 서울말이 우리 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되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이다.

 

서울말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

위에서 표준말과 다른 서울말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살아가면서 표준말을 구사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서울말을 사용하고 있던 것을 깨달은 사람도 있다. 두 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해 반드시 사용하는 게 옳다는 것이 아니라, 지방 사투리의 특색을 인정하듯 서울말 역시 하나의 문화로 바라보아야 한다. , 최근에는 지역 방언이 사라지고 있어 지역 사투리가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서울말 역시 경기 방언이기 때문에 표준어와 혼동되기 때문에 줄여나가는 것보다는, 표준말과 개별화해 보존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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