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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코로나19와 우리말 - 박예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8. 29.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9기 박예진
20180586@sungshin.ac.kr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유례없는 전파력을 가진 이 전염병은 수많은 사람의 안전을 위협하고 일상을 바꾸어놓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빠르게 정보를 전달받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람들은 주로 정부 지침과 언론을 통해 정보를 파악한다. 하지만 ‘팬데믹’, ‘언택트’, ‘코호트 격리’ 같은 외국어는 한눈에 그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 ‘비말’이나 ‘의사환자’와 같이 한자어를 사용한 기사를 한자를 모르는 사람이 읽는다면 곧바로 정보를 파악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 때문에 국립국어원은 우리말 대체어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등장한 외국어 신조어를 살펴보고, 더불어 국립국어원이 권하는 우리말 대체어와 비교하여 어떤 것이 더 널리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코로나와 외국어
‘팬데믹(pandemic)’은 현재 상황처럼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현상을 뜻한다. 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한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이기도 하다. 이를 영어 발음 그대로 쓰지 않고, ‘(감염병) 세계적 유행’으로 바꾸어 쓴다면 보다 직관적으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코로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워킹 스루(walking through)’라는 말도 뉴스 기사에 자주 등장했다. ‘드라이브 스루’는 원래 차에 탄 상태로 커피나 음식 등을 사는 방식을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생기면서 승차한 상태로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검사 체계를 ‘코로나 드라이브 스루’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드라이브 스루를 대체할 우리말로 ‘승차 진료’, ‘승차 검진’을 선정하였다. 도보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워킹 스루’는 수많은 지역구, 병원에서 ‘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로 바꾸어 쓰고 있다. 
 ‘키트(kit)’는 질병이나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도구이다. ‘키트’는 본래 ‘세트’와 비슷한 뜻으로, 가정 간편식을 뜻하는 ‘밀키트(meal kit)’라는 단어에서도 ‘키트’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키트’나 ‘세트’는 불필요하게 외국어를 쓸 필요가 없으니, ‘진단 키트’ 대신에 ‘진단 도구’, ‘진단기’, ‘검사기’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 질환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의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동일 집단으로 묶어 전원 격리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하지만 ‘코호트 격리’의 용어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동일 집단 격리’라는 단어를 권장하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지난 1년간(2021. 08. 20.~2022. 08. 20.)의 검색량을 분석하였다.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하여 상대적인 변화를 분석한 결과, ‘팬데믹’, ‘코로나 드라이브 스루’, ‘진단 키트’, ‘코호트 격리’ 등의 외국어의 검색량은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할 정도로 수치가 높았다. 반면, 이를 우리말로 순화한 ‘세계적 대유행’, ‘승차 진료’, ‘진단 도구’, ‘동일 집단 격리’는 검색량 조회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검색 결과가 낮게 나타났다. 언론 기사에서는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등과 같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말 표현을 함께 쓰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등장한 신조어를 대체하는 우리말은 같은 의미의 외국어만큼이나 널리 사용되진 않았다. 

 

(출처 : 네이버 데이터렙)

코로나와 한자어
 외국어뿐 아니라 어려운 한자어도 정보 습득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간단한 동의어가 있다면 최대한 바꾸어 쓰는 것이 좋다. ‘비말(飛沫)’은 한자 ‘날 비(飛)’와 ‘물거품 말(沫)’을 쓰며, 안개처럼 튀어 오르거나 날아 흩어지는 물방울을 뜻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말로 인해 확산된다’와 같은 말을 기사에서 본 적 있을 것이다. ‘비말’ 대신 ‘침방울’을 사용하면,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다. 
 ‘의사환자(擬似患者)’는 병원체가 인체에 침입한 것으로 의심되나 감염병 환자로 확인되기 전 단계에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의사(擬似)는 ‘비길 의(擬)’와 ‘닮을 사(似)’라는 한자를 사용하여, 환자와 다름없다는 뜻을 내포한다. 하지만 ‘의사환자’라는 말은 한눈에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사용하는 한자도 어렵고, ‘의사(擬似)’라는 말이 동음이의어인 직업 ‘의사(醫師)’와 헷갈리기도 쉽기 때문이다. ‘의사환자’는 같은 뜻인 ‘의심환자’로 대체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데이터랩 분석 결과,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하였을 때, ‘비말’의 검색량은 평균 50을 웃도는 수치였지만, ‘침방울’의 검색량은 5를 넘긴 적이 없었다. 반면 ‘의사환자’는 ‘의심환자’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하였으며, 언론에서도 ‘의사환자’보다 ‘의심환자’를 더 많이 사용했다. ‘의심환자’가 ‘의사환자’보다 더 널리 사용되어 대체어로 정착한 것이다. 


코로나 그 후
 코로나19가 끝나도, 코로나19와 관련한 신조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untact)’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교육, 마케팅, 공연 등 여러 산업에서 사라질 수 없는 용어가 되었다. 코로나 우울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역시 코로나 상황이 끝나도 한동안 수많은 사람이 그 증상을 겪을 것이며,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사라지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상황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라고 해서 난무하는 외국어와 한자어를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소통을 위해서 반드시 쉬운 한국어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널리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그 의미를 대표하는 용어로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서 문자로 쓰면 서로 맞지 아니하니, 이런 이유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한다. 내 이를 불쌍하게 여겨, 새로 28글자를 만드니,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 매일 쓰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이는 훈민정음 주해 서문의 한 구절이며,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덕분에 우리는 우리의 글로 소통하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세종대왕의 정신을 다시 한번 새기고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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