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한글 역사의 새 시대를 열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강민주 기자
minju97531@naver.com
우리 민족에게 영원한 스승이라 칭송받는 세종대왕의 탄신일 5월 15일은 1965년부터 스승의 날로 지정되었다. 지난 5월 13일 ‘세종대왕 오신 날’을 이틀 앞두고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국립한글박물관은 2014년 10월 9일, 우리 민족 최고의 문화유산인 한글의 문자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설립되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현존하는 한글 자료를 조사·수집·연구하고, 그 다양성과 가치를 전시로 보여주며, 나아가 외국인 대상 한글 글씨쓰기(캘리그래피) 체험 등과 같은 한글 교육으로 한글문화를 꽃피우는 곳이다.
국립한글박물관 2층의 상설전시실은 한글이 걸어온 발자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배움터이다. 상설 전시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은 『훈민정음』의 머리말 문장에 따라 7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속 영상 전시는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 일본과 달랐기에 세종대왕이 새로이 글자를 만들었음을 세 면의 화면에서 웅장한 영상으로 보여준다. 2부 「내 이를 딱하게 여겨」에서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과 자주정신을 엿볼 수 있으며, 3부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에서는 세종대왕이 만든 스물여덟 글자의 유래와 쓰임에 대해 배울 수 있다. 4부 「쉽게 익혀」에서는 백성들이 한글로 삶에 필요한 학문과 지식을 쉽게 익힐 수 있길 바랐던 세종대왕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백성을 위해 한글로 쓰인 의학서적, 유교서적, 불교서적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5부 「사람마다」에서는 여성을 포함한 모든 백성, 왕부터 노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소통 도구로서 한글을 사용했음을 여러 자료로 보여준다. 6부 「날로 씀에」에서는 일제에 빼앗길 뻔한 우리의 정체성인 한글을 지키고자 노력해온 사람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7부 「편안케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에서는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우리 한글의 발전 양상을 여러 자료와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전시를 찾은 한 대학생은 7부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한글의 여러 글씨체를 보여주는 영상 전시를 보고 한글이 촌스럽고 예스럽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세련됐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며 전시의 연출에 대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 도착하면 전시의 초입과 확연히 다른 한 가지 차이점을 느낄 수 있는데, 바로 전시장의 ‘밝기’이다. 이는 한글의 발자취를 보여준다는 전시의 취지에 맞게 한글의 과거는 어두웠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밝아져 미래에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기대한다는 뜻이 담긴 듯하다.
전시의 초입과 마지막 부분의 밝기 차이
여러 관람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대부분 국립중앙박물관은 알고 있으나, 국립한글박물관은 몰랐던 경우가 많았다. ‘세종대왕 오신 날’ 행사에 참여한 한 대학생에 따르면, 전시를 보는 동안 수업 시간에 배워서 잘 알고 있고, 뻔하다고 생각한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 상설 전시의 해설은 매일 10시 30분, 14시, 15시, 16시에 무료로 들을 수 있다. 40분에서 1시간 정도 진행되는 해설은 전시를 제대로 된 흐름으로 관람하는 데 큰 도움을 주니 참고하면 좋겠다. 또한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의 ‘상설전시’에 접속하면 <훈민정음, 천년의 문자 계획>의 온라인 전시도 관람 가능하다.
한편 같은 날 국립한글박물관 마당에서 열린 ‘세종대왕 오신 날’ 행사에서 관람객들은 한글문화연대의 ‘훈민정음 언해본 탁본 뜨기 체험’과 세종대왕 의상 대여 등 여러 즐길 거리를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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