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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11기] 소멸 위기 제주어 수호대, 제주어 연구소 - 이연주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4. 7. 24.

소멸 위기 제주어 수호대, 제주어 연구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1기 이연주

yjlee020606@naver.com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공항에 첫발을 내디딘 관광객들은 저마다 ‘저옵서예’를 중얼거린다. 제주의 역사, 민속, 유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접해서인지 ‘저옵서예’가 ‘어서 오십시오’를 뜻하는 제주어라는 것쯤 은 알고 있다.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섬 제주도에 도착한 벅찬 감정으로 내뱉게 되는 ‘저옵서예’는 제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제주의 상징으로 자리했다.

 몇몇 사람들은 ‘제주 방언’이 아닌 ‘제주어’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의아할 것이다. ‘제주어’는 한국어를 형성하고 있는 하나의 하위 언어 체계이다. 그러므로, ‘제주어’라는 용어는 “제주 사람들이 쓰는 말(언어)” 정도로 이해할 수 있으며, ‘제주어’는 ‘방언’이라는 용어에 함의된 ‘주변성’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서 활용되는 용어로 이해할 수 있다.

 제주어는 훈민정음의 아래아가 살아 있으며, 표준어에 없는 시제도 있다. 제주만의 환경과 역사 속에서 생성된 독특한 단어도 제주어의 특별함을 밝혀주는 주요한 요소이다. 제주어로 진행되는 제주굿을 이루는 제주어 단어인 ‘심방’, ‘젭이’ 등이 그 예시이다. ‘심방’은 무당을 이르는 제주어이며 ‘젭이’는 ‘굿판에서 심부름을 하는 이’를 의미한다.

 이러한 제주의 전통과 문화를 담은 제주어가 소멸 위기에 놓였다. 2007년 제주도는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안을 만 들어 제주 방언이 아닌 ‘제주어’임을 공식화했으며, 유네스코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2010년 12월 제주어를 다섯 가지 소멸 위기 단계 중 4단계인 ‘아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했다. 언어가 문화를 담은 그릇이듯, 제주어에는 제주의 유구한 역사와 그 긴 시간에 얽힌 신화, 민속이 담겨 있다. 제주어의 소멸은 그 안에 있는 제주만의 특색과 정신의 소멸이다.

 이러한 제주어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제주어 연구소’이다. 2016년 개소한 제주어 연구소는 제주어 관련 자료 의 수집, 조사, 연구 및 그 결과를 축적하고, 국제적 교류를 통해 제주어를 보전하고 육성하는 데 힘쓰는 기관으로, 제주 어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제주어 시민 강좌를 개최하는 등 제주어가 잊히지 않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어 연구소는 기관지 <제주어>를 통해 제주어의 단어, 문법과 제주어를 접할 수 있는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제주어 활용이 중단되지 않도록 다양한 내용의 제주어 강좌를 개설해 제공하며 공식 누리집 (http://www.jejueo999.kr/)에 ‘아름다운 제주어’라는 항목을 통해 제주어 단어와 그 유래를 전하고 있다.

 사실 제주어는 더이상 새로이 생성되지 않고 있어 이미 생명을 다한 언어로 비치기도 한다. 제주어를 사용하는 제주도 민도 칠팔십대 노인 일부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제주어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늘리고 제주어와 그 안에 담긴 제주 문화에 관한 기록을 남기는 일일 것이다.

 제주어 연구소를 비롯해 제주도민, 그리고 제주어 보전에 뜻이 있는 언어학자들은 제주어 보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을 집필한 유홍준 교수는 제주어 보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러나 제주어는 누구보다도 제주인들이 끝까지 지켜내고 말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것은 제주인의 남다른 애향심과 문화적 저력을 알기 때문이다. 제주는 역사적으로 관이 안하면 민에서라도 하고 만 위대한 전통이 있다.” 독자적인 전통과 문화를 정성 껏 키워온 제주이기에, 성공적인 제주어 보존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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