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에서 던진 질문 - ‘왜 쉬운 말을 써야 하는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12기 이준학
twohak222@naver.com
6월 2일, 나는 경희대학교 토론·강연 동아리 ‘이감’에서 ‘쉬운 말, 나와 모두를 위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러한 주제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활동이었다. 나는 기자단 활동을 통해 쉬운 말 쓰기의 중요성과 실천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동아리 학우들과 나누어 함께 언어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발표에서 전했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희대학교 토론·강연 동아리 ‘이감’에서 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어려운 말은 소외이다
운동가 크리시 메이어는 어려운 말 때문에 복지 신청서를 작성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며 분노했다. 그리고 1979년, 그녀는 런던 의사당 앞에서 수백 장의 오래된 공문서를 찢기 시작한다. 경찰이 이를 제지하며 법조문을 읊자 그녀는 되물었다. "그 법 조항이 무슨 뜻이죠?" 경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행동은 수많은 기자에 의해 퍼져나갔고 큰 반항을 일으키게 된다. 메이어는 어려운 말이 사람들을 제도 밖으로 밀어내는 소외를 낳는다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행동을 현실로 옮긴 것이다.
어려운 말은 소통을 막는다
어려운 말은 다른 사람을 소외시킬 뿐만 아니라 자신 또한 소통하기 어려운 고립으로 빠뜨린다. 왜냐하면, 어려운 말은 자신의 의견을 알아듣기 어렵게 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시민 작가는 어려운 단어로 글을 쓰는 사람을 '남을 설득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외국어나 어려운 한자어 대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해야 서로의 의견을 더욱 효과적으로 각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쉬운 말로 바꾸는 구조는 존재한다
말은 한 번에 쉽게 바꾸기 어렵다. 그러나 단계적으로 순화할 수 있는 구조가 있다. 바로 외국어는 어려운 한자어로, 그리고 쉬운 한자어로, 마지막으로 일상 용어까지. 이와 같은 순서를 통해 점진적으로 언어를 순화할 수 있다. '리스크가 있다'라는 문장에 적용해 보자. 흐름으로는 문제가 없다면,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위험이 있다, 잘못될 수도 있다’로 순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별 변환을 통해 어려운 말을 쉽게 쉬운 말로 순화할 수 있다.
학생들의 반응
발표를 마치자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문제였다.”, “외국어나 어려운 한자어가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앞으로는 글쓰기나 말하기 습관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내 발표가 학우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움직였다는 것을 그들의 말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사람들의 언어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기에 모두에게 열려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단어 하나로 누군가를 밀어내거나 가로막을 수 있다. 현실에서도 공공 언어에 스며든 어려운 표현은 그 자체로 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의 작은 실천이 더 많은 사람의 언어 속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나와 모두를 위해, 쉬운 말을 쓰자.
'사랑방 > 대학생기자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기] 순우리말이 아닌 ‘순우리말’, 한글사랑관의 문제를 해결하다 - 기자단 12기 김민지 (0) | 2025.07.21 |
---|---|
[12기] 어려운 공공언어, 정말 국민을 위한 말인가요? 12기 강지은 (0) | 2025.07.21 |
[12기] [세종나신날 기획3] 백성을 위한 문자, 훈민정음 – 세종의 소통을 향한 열망 - 문성진, 박규태, 이준학 (0) | 2025.06.05 |
[12기] [세종나신날 기획2] 백성의 삶을 바꾼 세종대왕 – 실용적 민본 사상 - 문성진, 박규태, 이준학 기자 (0) | 2025.06.05 |
[12기] 한글, 우리의 전통 무예와 결합하여 재탄생하다 - 기자단 12기 이가희 (0) | 2025.06.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