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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12기] 수어도 언어? 수어도 언어! - 기자단 12기 김민지

by 한글문화연대 2025. 7. 21.

수어도 언어? 수어도 언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12기 김민지

loclu1230@karts.ac.kr

 

수어, ‘수화언어의 줄임말이다. 오늘날,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 사회에서는 수어를 공용어로 인정했다. 교육 현장에서도 수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추세를 보인다. 예컨대 교육부의 특수교육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2022 개정 교육 과정에서는 수어를 창의적 체험활동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국어 교과서에 수어와 관련된 내용을 실어 학생들이 자연스레 수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수어를 향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폭력적이다. 길가나 식당에서 수어 구사자를 마주칠 때, 이들을 빤히 바라보는 사람이 적지 않기도 하다. 심지어 이들은 수어 구사자에게 과도한 관심을 기울이는 행위 또한 일상 속의 차별(Micro-Aggressions)임을 모른다. 이러한 행위는 아직 수어와 농인에 대한 시민 의식이 부족함을 대변한다. 아직도 생활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지 못한 수어와 그에 대한 오해를 풀어가 보자.

 

수어야, 수화야?

수어와 수화는 농인의 언어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평등의 관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수어는 농인의 언어를 하나의 독립적인 언어로서 인정하는 반면, 수화는 이를 몸짓이나 손짓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국가를 비롯한 공식 기관들은 수화(手話)’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다. 그러나 수화는 농인들의 소통 방식을 언어로 인정하지 않는 어휘다. 이들은 농인 권리 운동의 진행으로, 수화를 수어라는 단어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6, 제정된 한국수어법에서는 공식적으로 수화대신 수어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다.

용어가 바뀐 지 10년이 채 안 된 만큼, 여전히 일부는 수어를 수화라고 칭한다. 일상에서도 교육기관에서도 수화로 배웠던 개념을 하루 만에 수어라고 부르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수화는 평등을 저해하는 용어인 만큼, 오늘부터라도 수화대신 수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어떨까?

 

미국 농인과 한국 농인은 서로 소통할 수 있을까?

 

수어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다른 나라 사람과 수어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러나 미국의 농인과 한국의 농인은 하나의 수어로 소통할 수 없다. 수어는 청각 언어와 마찬가지로, 그 지역의 문화를 담고 있다.

 

미국수어와 한국수어의 표현법

 

미국수어를 비롯한 다른 국가의 수어는 한국수어와 명백한 차이점을 보인다. 각국 청각 언어에 기반을 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문법, 어휘, 표현 방식이 크게 다르며, 따라서 외국의 농인과 한국의 농인은 상호 소통이 거의 불가능하다. 예컨대 을 나타낼 때, 미국수어는 손으로 편평한 지붕의 모양()을 그리고 벽 모양으로(││) 내려 집 형태를 그린다. 그러나 한국수어는 손을 모아 지붕의 형태()를 표현한다. 이는 미국과 한국의 건축 양식적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문화적 상징의 차이로 인해 달리 시각화된 수어를 보여준다.

 

수어에 대한 차별을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다. 바로, 모르는 것을 공부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독자가 농인이든 아니든, 지구촌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언어와 존중을 고뇌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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