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75] 성기지 운영위원


거스러미와 구레나룻


살결이 매끄럽지 않고 거칠어지면 ‘거슬거슬하다’고 말한다. 좀 더 심해져서 까칠해지면 ‘까슬까슬하다’, ‘꺼슬꺼슬하다’ 따위 센말로 표현할 수 있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손끝 부분이 잘 트기도 하고 살갗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은데, 까슬까슬해진 손끝은 명주실로 짠 이불에만 스쳐도 따갑다. 그러나 손톱이 박힌 자리 주변에 살짝 일어난 살갗은 이보다 훨씬 따갑고 신경 쓰인다. 이렇게 일어난 살갗을 ‘거스러미’라고 한다. 그런데 나무의 결이 가시처럼 얇게 터져 일어나는 부분도 거스러미라고 하기 때문에, 손톱 주변의 살 껍질이 일어나는 것은 따로 ‘손거스러미’라 하기도 한다.


거스러미를 흔히 ‘꺼스러기’, ‘꺼스렁이’ 들로 잘못 알고 있는 것처럼, 귀밑에서 턱까지 잇따라 난 수염을 가리켜서 ‘구렛나루’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바른 말은 ‘구레나룻’이다. 들이나 밭에 나가면 지대가 낮아서 물이 늘 괴어 있는 땅이 있는데, 이러한 곳을 ‘구레’라고 한다. 누워 있는 사람의 얼굴을 옆에서 보면, 얼굴의 가장 낮은 곳이 귀밑에서 턱까지 이르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나 있는 수염이니 ‘구레나룻’이다. 또, 한자말 ‘수염’에 해당하는 순 우리말이 ‘나룻’이니, 되도록 ‘나룻’의 쓰임새도 넓혀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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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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