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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우리말 비빔밥(이건범)

하정우 수석, 빵 터졌네.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by 한글문화연대 2025. 9. 17.

하정우 수석, 빵 터졌네.

오늘 아침 비바람 속에 사무실로 등기 우편 하나가 배달되었다. 8월 26일에 대통령실 하정우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에게 공문을 보내 ‘AI’ 대신 ‘인공지능’으로 사용해달라 부탁했었는데, 그 답변이었다. 대통령실은 그 아래 정부부처와 달리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낼 수가 없어서 문서를 인쇄하여 직접 찾아가서 내야 한다. 그런 만큼 답변도 우편물로 온 것이다. 성실하게 답변해 준 것이 반가웠다. 그런데 막판에 빵 터졌다. 

내가 민원 낼 때 핵심은 이랬다. 이재명 대통령은 계속 인공지능이라고 용어를 사용하니 하정우 수석도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달라, 특히 명함과 자기 소개에서도 그 말을 쓰고 ‘국가에이아이전략위원회’ 구성한다고 한 것도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로 발표해달라, 그런 것이었다. 다행히도 정부조직법 발표할 때던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라고 발표했더라.  이런 민원도 본인이 직접 받지 않고 국민신문고 담당하는 국민권익위원회 직원들이 가져다 하부의 해당 기관에 보내서 처리하는 것 같아, 이번에는 꼭 찍어서 하정우 수석에게 전달되기를 원한다고 썼었다. 

편지로 답이 온 것을 보니 하정우 수석이 보았을 수도 있겠다 싶다. 답변은 그리 시원하지 않지만 앞으로 계속 감시하고 고치길 권할 근거는 마련하였다. 그런데, 정말 막판에 빵 터졌다. 내가 그렇게도 사소하게 고치라고 당부해건만, 자기 이름을 적으면서 그 앞에 ‘AI미래기획수석’ 이라고 쓴 것이다. 아, 개념 없다. 전체 답변 내용을 여기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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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님께,

먼저 정부의 용어 사용에 관심을 가지고 소중한 의견을 보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말씀 주신 ‘AI’ 와 ‘인공지능’ 용어 사용과 관련하여, 대통령실은 ‘AI’ 와 ‘인공지능’ 두 가지 용어를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제 협력과 전문 논의에서는 일관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표기를, 국민 홍보와 설명 자료에는 국민께서 친숙하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인공지능’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정책의 이해와 소통을 돕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의 눈높이와 국제적 소통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정책을 보다 정확하고 알기 쉽게 전달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관심 어린 의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보내주신 의견은 정책 소통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참고하겠습니다.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하정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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