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문화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25년 전에 제가 한글문화연대 운영위원으로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그리고 직업적 운동가로 일하게 되리란 생각은 전혀 못 했지요. 당시엔 사회인 동아리 수준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우리말과 한글에 관한 두 가지의 도전을 자주 받으면서 이 일이 대충대충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두 가지의 도전이란, 한글 전용을 헐뜯으면서 한자 혼용으로 역사를 되돌리려 하는 시도와 잘 쓰고 있는 우리말 대신 영어 단어를 쓰면서 소통에 혼란을 일으키는 풍조였지요. 둘 다 자신을 내세우면서 자기 위주로 세상을 끌어가고자 하는 선민의식과 권위주의에 물든 흐름이었습니다. 한자나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야 누가 막을 일이겠습니까? 다만, 그것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교육이 아니라 생활에서 소통하기 어려운 환경을 고집한다면, 이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겠지요.
저와 한글문화연대에서는 이와 같은 두 가지 도전에 대해 ‘언어 인권’ 개념을 내세우며 맞섰습니다. 백성이 제 뜻을 펴게 하려고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정신이 바로 언어 인권 사상의 뿌리라고 생각했지요.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쉬운 말과 한글을 써야 한다는 저의 주장은 많은 국민과 정부 관계자, 언론의 호응을 얻어 퍼져 나갔습니다. ‘언어는 인권이다’라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메아리쳤습니다.
시민 운동은 돈을 목표로 삼지 않을뿐더러 명예를 목표로 삼지도 않습니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모든 시민이 존엄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에 보탬이 되는 것입니다. 저와 한글문화연대의 언어 인권 사상은 국어운동에서 시민 운동의 고유성을 제법 잘 살려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즐겁고 행복하며 보람이 있었습니다. 오늘의 이 상 이름이 세종문화상이기에 더 영광스럽습니다. 저 혼자 일한 것이 아니듯이 저만이 아니라 한글문화연대 모두의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방 > 알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알림] '제4회 쉬운 우리말글 기자상' 시상 계획을 알렸습니다. (0) | 2026.05.12 |
|---|---|
| [알림] 문제 풀고 커피 상품권 받아가세요~ (~5월 27일까지) - 세종나신날 기념 문답 행사 (0) | 2026.05.08 |
| [알림] 서른일곱 번째 알음알음 강좌 - 인공지능 시대에도 문해력이 필요할까? 백승권 작가 / 26.04.13 오후 3시 (0) | 2026.03.24 |
| [알림] 외솔 최현배 선생 56주기 추모 모임 참석 (0) | 2026.03.24 |
| [알림] 우리말가꿈이 푸른 7기 모집 [~4월 17일(금)] (0) | 2026.03.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