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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초등 교과서 한자표기 도입은 안 됩니다. - 국민신문고 26.10.20.

by 한글문화연대 2026. 10. 20.

 

제목: 초등 교과서 한자표기 도입은 안 됩니다.

 

국가교육위원회 김경회 상임이사님께.

안녕하십니까? 한글문화연대 대표 이건범입니다. 문해력 향상 방안을 놓고 최근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초등교과서 한자표기를 도입하겠다는 보도가 나와, 국어단체들이 반대 성명을 내고 10월 16일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성명서를 붙이니 참고하시어, 부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길 바랍니다. 이 성명서에서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국가교육위원회 김경회 상임이사님의 견해를 밝혀 주십시오.

 

 

<밝힘글>

 

박근혜 정부 초등교과서 한자표기 정책을 계승하려는 국가교육위원회 정신 차려라!

 

국민주권정부를 내걸고 나선 이재명 정부의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큰 혼란을 일으킨 초등교과서 한자표기 정책을 이어받아 추진한다는 말이 들린다. 한 마디로 시대착오이다. 문해력을 높이겠다는 명분으로 한자 숭배 세력이 한자어의 구성 한자를 교과서 옆 날개나 밑단에 넣어 단어 이해를 돕자고 하던 주장은 이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사회적 격론을 거쳐 폐기된 정책이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한자 사교육 업체의 농간과 한자 향수에 빠진 일부 지식인의 억지 때문에 일어났던 혼란을 왜 되살리려 하는가? 혹시라도 이재명 대통령의 의도가 그러하여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강행하려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재명 정부가 국민주권정부도 민주정부도 아님을 선언하고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다.

 

초등교과서 한자표기는 ‘심심한 사과, 금일, 중식’처럼 권위주의적 조직에서나 사용하는 철 지난 한자어를 요즘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모른다고 트집 잡으며 내놓는 처방이다. 그렇지만 초등교과서 한자표기와 같은 방식으로 한자를 가르쳐서 문해력을 높이겠다는 생각은 문해력 향상은 물론 어휘력을 높이는 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자어 이해에 실마리가 되는 정보는 한자 모양이 아니라 훈에서 나오는데, 한자 교육으로 가면 글자 모양 외우느라 시간과 체력만 낭비한다. 둘째, 우주(집 우, 집 주), 비난(아닐 비, 어려울 난)처럼한자의 훈을 모아도 단어 의미에 다가가지 못하는 한자어가 너무 많다. 셋째, 법 법, 죄 죄, 벌 벌, 재물 재처럼 한자의 훈과 음이 동어반복에 불과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한자가 들어간 단어는 법과 죄와 벌과 재물의 뜻을 모른다면 단어 이해에 한자 지식이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넷째, 교과서 한자어 가운데 어려운 한자가 섞인 단어가 많다. 우선은 어렵지 않고 중요한 한자만 가르치면 어떻겠냐 싶겠지만, 그런 한자가 들어 있는 한자어는 안 가르쳐도 뜻 이해에 전혀 문제가 없다.

 

실익은 없는 반면, 초등교과서 한자표기 정책이 가져올 부작용은 너무나 크다. 교과서에 한자가 표기되는 순간, 한자 급수 시험, 한자 사교육, 조기 한자 교육 등 사교육이 요동치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학습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한자 지식이 문해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면 왜 중고교 한문 과목 선택률이 나날이 떨어지는가? 중고교 교장과 학부모들은 문해력 향상에 관심이 없단 말인가? 진실을 외면하지 말자. 한자 사교육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곳은 미취학 어린이와 초등학생뿐이기에 이들은 초등교과서에 한자를 집어넣으려 20년 가까이 집요하게 공작을 펴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의 문해력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 실태의 핵심은 문해력 하위권 학생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소득 격차, 지역 격차 등으로 자녀들에게 책을 읽어줄 여유가 없는 가정에서 아이들이 휴대전화에 빠져들도록 방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대로 두어선 문해력을 높일 수 없다. 게다가 성인들의 문해력 저하는 훨씬 더 심각하다. 나이가 들수록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에 비해 문해력이 낮아지고 한자 세대인 노년층은 거의 꼴찌 수준이다. 전 사회가 글을 읽지 않고 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지, 문해력 하위권 학생들이 늘어나는 마당에 그들에게 한자공부의 짐을 하나 더 얹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초등교과서에 한자를 집어넣어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숙의를 한답시고 문해력 특위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 뒤로는 이미 정해놓은 결론을 교육계와 학부모, 학생에게 강요하려는 짓을 당장 중단하라. 초등교과서 한자표기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중장기 교육발전계획 시안에 들어갈 필요도 가치도 없는 엉터리 주장이다. 쓸데없는 혼란을 부추기지 말라고 국가교육위원회에 엄중히 경고한다.

 

<우리의 주장>

 

* 초등교과서 한자표기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 한자 사교육 부추기는 국교위는 반성하라!
* 교육 망치고 학생 괴롭히는 초등교과서 한자표기 반대한다!
* 인공지능 세상에 시대착오적 한자표기 반대한다!

 

2026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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