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대학생기자단

619송이의 꽃으로 되찾은 5월 15일의 의미 '세종대왕 나신 날' - 서경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6. 5. 25.

619송이의 꽃으로 되찾은 5월 15일의 의미

세종대왕 나신 날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서경아 기자

calum0215@gmail.com


 

‘고맙습니다’ 꽃 글씨를 정리하는 한글문화연대 관계자

 

광화문역 2번 출구 계단에 발을 디디자마자 덮쳐온 강한 햇볕에 잠시 걸음을 멈춘다. 높은 빌딩 숲을 가로지르며 오가는 자동차들의 행렬 가운데로 보이는 광화문광장은 그늘 하나 없이 나체로 드러나 있다. “지금 햇빛이 강한 시간대라 사람이 많진 않은데 조금 있으면 늘어날 거예요.” 세종대왕 동상 옆에 놓인 작은 파라솔 테이블 밑에서 홍보 책자와 사은품을 정리하며 행사관계자가 말했다. 
 
한글문화연대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는 5월 11일부터 14일 오후 2시까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진행된다. 세종대왕 나신 날(5월 15일) 619주년을 기리며 시민들이 직접 바치는 619송이의 카네이션으로 ‘고맙습니다’라는 꽃 글씨가 완성된다. 또한, 산돌커뮤니케이션과 하이트진로에서 후원한 떡과 생수가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나누어질 예정이다.
 
행사 3일째인 오늘, 멀리서 보아도 알아볼 만큼 글귀엔 많은 꽃이 꽂혀있다. 찰칵. 여기저기서 들리는 셔터음을 향해 고개를 돌리니, 꽃 글씨와 함께 사진을 찍는 연인들의 웃음이 보인다. “몰랐어요.” “몰랐죠.” “오늘 처음 들어요.” 스승의 날이 세종대왕 탄생일인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들이었다.

 

꽃을 정리하는 자원봉사자 김진우 씨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


 “학교에서는 배운 적이 없어서 몰랐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세종대왕님께서 겨레의 스승으로서 모셔지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학교체험학습으로 경복궁에 왔다가 지나가는 길에 친구들과 함께 행사를 참여한 박가은(17세) 씨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5월 15일 날짜의 유래를 미처 알지 못하였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의 유래는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적십자사 청년부 지방행사에서 처음 실행된 은사의 날 행사는 본래 대한적십자사가 국제적십자연맹에 가입한 날인 5월 26일에 시행되었다. 그러나 조금 더 의미 있는 날짜로 정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의 위인이자 우리 겨레의 큰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탄생일인 5월 15일로 대한교육연합회(지금의 한국교총)에서 다시 제정하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희미해져 버린 스승의 날의 의미가 오늘에서야 비로소 619송이의 꽃으로써 피어나는 듯하다.
 
한편 이날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대학생 김진우(21세) 씨와 정민선(23세) 씨는 이와 같은 뜻깊은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어 많은 것을 배워간다고 말하였다. “시민분들 중에 먼저 다가오셔서, 이렇게 좋은 행사 열어주어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그럴 때가 가장 보람차고 좋았던 것 같아요.” 
 
광화문 광장을 지나던 수많은 발걸음이 바쁜 그림자를 잠시 멈춰 세운 건, 제자리를 찾지 못하던 카네이션 한 송이의 빈자리를 ‘고맙습니다’라는 글귀에서 찾아냈기 때문이 아닐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