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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꼬리는 말고 꽁지는 빠지고

by 한글문화연대 2016. 6. 15.

[아, 그 말이 그렇구나-140] 성기지 운영위원

 

꼬리는 말고 꽁지는 빠지고

 

온 국민이 정부에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늘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한 정책은 자칫하면 국민의 뜻과는 반대로 갈 수도 있다. 이때, ‘반대로 갈 수도 있다’는 말을 ‘거꾸로 갈 수도 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대로’와 ‘거꾸로’는 그 차이를 정확하게 구별해서 쓰기가 어려운 낱말들이다.


국어사전에서 ‘거꾸로’를 찾아보면, “방향이나 차례가 반대로 되게”라고 풀이해 놓았고, ‘반대로’라는 말은 “두 사물의 방향이나 차례가 서로 등지거나 맞섬으로”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 놓았다. 여기에서 볼 수 있듯이, 두 낱말은 결국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앞에서 말했던 “반대로 갈 수도 있다”와 “거꾸로 갈 수도 있다”는 둘 다 같은 뜻으로 쓰인 것이다. “옷을 거꾸로 입다”와 “옷을 반대로 입다”는 똑같은 말이다. 다만, ‘반대로’라는 말에는 “무엇에 맞서서 거스르다”는 뜻이 한 가지 더 있다. 가령 “해당 공무원들의 반대로 진통이 예상된다.”고 할 때가 그런 경우이다. 이때에는 ‘거꾸로’라고 쓸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뜻 차이가 불분명하게 느껴지는 말 가운데, ‘꽁지’와 ‘꼬리’라는 말이 있다.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다”고 하기도 하고, “꼬리를 말고 도망가다”고 하기도 한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두 가지 표현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꽁지가 빠지게’와 ‘꼬리를 말고’에서 알 수 있듯이, 꽁지는 빠지는 것이고 꼬리는 마는 것이다. 개나 고양이와 같은 길짐승의 꼬리는 마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새의 꽁무니에 달린 깃은 빠지는 것이지 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날짐승에게는 꽁지라 하고, 길짐승에게는 꼬리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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