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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감격해하다

by 한글문화연대 2016. 6. 30.

[아, 그 말이 그렇구나-142] 성기지 운영위원

 

감격해하다

 

법은 냉정하지만, 가끔 힘없는 약자를 대변하고 그 어려운 사정을 헤아려 주는 판결문이 화제에 오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판결문에 적힌 감성적이고 따뜻한 표현들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곤 하는데, 이를 보도하는 신문기사에서는 으레 “많은 사람들이 감격해하였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감격해하다’와 같은 말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우리말 ‘-어하다’는 형용사를 동사로 만들어 주는 구실을 한다. 가령 ‘예쁘다’, ‘귀엽다’, ‘행복하다’ 같은 말들은 모두 형용사인데, 여기에 ‘-어하다’를 붙이면 ‘예뻐하다’, ‘귀여워하다’, ‘행복해하다’와 같이 모두 동사가 된다. 그런데 앞에서 예를 든 ‘감격해하였다’의 경우, ‘감격하다’는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이기 때문에, 동사를 만들어 주는 ‘-어하다’를 붙여 쓰지 않는다. ‘감탄하다’나 ‘당황하다’ 들과 같은 동사들도 마찬가지로 ‘감탄해하다’, ‘당황해하다’처럼 쓸 수 없는 말들이다. 이 말들은 그냥 ‘감격했다’, ‘감탄했다’, ‘당황했다’처럼 쓰면 된다.


“오늘은 더 예뻐 보이네요.”에 쓰인 ‘-네요’는 “참 예쁘네.”, “고맙네.” 들처럼 감탄하는 뜻을 나타내거나 문장을 서술할 때 쓰는 종결어미 ‘-네’에,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 ‘요’가 합해진 말이다. 그런데 이 ‘-네요’를 ‘-으네요’로 잘못 쓰고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어, “눈빛이 참 맑으네요.”, “목소리가 좋으네요.” 들은 바른 말이 아니다. 우리말에 ‘-으네’라는 어미는 따로 없기 때문에, 이 말들은 “눈빛이 참 맑네요.”, “목소리가 좋네요.”처럼 써야 한다. 칭찬하는 말도 정확하고 바르게 써야 듣는 이를 더 기분 좋게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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