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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교포, 동포, 교민의 차이

by 한글문화연대 2013. 8. 23.

[아, 그 말이 그렇구나-8]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에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우리 민족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착하여 살거나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일이 많아지면서, 나라 밖에 있는 우리 민족을 표현하는 말도 많아졌다.


그 가운데 ‘교포’와 ‘동포’가 서로 잘 구별되지 않은 채 쓰이는 일이 잦다. ‘교포’는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자국민을 뜻하는 말이고, ‘동포’는 사는 곳에 관계없이 같은 민족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말하자면, ‘동포’는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사람들이라는 넓은 의미로 쓰이고, ‘교포’는 거주지를 기준으로 한 보다 좁은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들은 서로 의미가 중복되거나 불분명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재외동포’와 ‘재외국민’의 두 가지 용어로 통일해서 사용하기로 하였다.

 

‘재외동포’는 국적에 관계없이 외국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을 모두 포함하여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태어나 그 곳 국민으로 살고 있는 우리 민족도 ‘재외동포’이고, 우리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도 재외동포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재외국민’은 외국에 체류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 가운데 우리 국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결국 ‘재외국민’보다는 ‘재외동포’가 포괄적인 뜻이 된다.


따라서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 국적을 지닌 우리 동포는 ‘재중동포’라고 표현해야 하고, 우리 기업의 중국 지사에 나가 있는 사람은 ‘재중국민’이라고 해야 한다.

 

또, “세계 각 지역에 우리 교민이 없는 곳이 드물다.”고 할 때의 ‘교민’이란 말은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자기 나라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러니까 외국에 거주하더라도 우리 국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외국민’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국적을 따지지 않고 외국에 거주하는 우리 민족을 모두 아울러서 ‘재외동포’라 부른다고 했으므로, 교민은 재외국민이자 재외동포이기도 하다.

 

한편, 예전엔 ‘해외동포’라는 용어를 썼었지만, 이 말은 이제 쓰지 않게 되었다. 일본과 같은 섬나라에서 볼 때에 외국은 모두 바다 건너 해외가 되겠지만, 섬나라가 아닌 우리까지 외국을 ‘해외’라고 해야 할 까닭이 없다. 그래서 요즘엔 ‘해외’ 대신에 나라 밖이란 뜻의 ‘국외’라는 말을 쓰고 있고, ‘해외동포’를 ‘재외동포’로 바로잡아 쓰고 있는 것이다. 지난날 ‘해외공관’이라 했던 것도 이제 모두 ‘재외공관’으로 부르고 있다.

 

<성기지/ 한글문화연대 학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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