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07/312

[논평] 영화 <나랏말싸미>의 역사 왜곡을 제대로 알자 영화나 연극, 방송극, 만화 등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데에 사실과 다른 허구를 바탕으로 삼는 일은 어쩔 수 없고, 상상력의 작동이라는 측면에서는 허구가 창작의 본질일 수도 있다. 물론 역사의 줄기까지 허구로 지어내는가 세부 사정만 허구로 그려내는가의 차이는 매우 크다. 그 경계가 어디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역사의 줄기마저 허구로 지어내는 순간 우리는 그러한 창작이 심각한 역사 왜곡을 저지를 수 있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 는 한글 창제의 주역을 ‘신미대사’라는 스님으로 그리고 있는데, 이 영화는 이런 가정을 허구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믿는 감독의 소신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일반적인 창작의 자유와는 결이 다르고 위험하다. 이미 국어학계와 역사학계에서 정설로 자리 잡은 세종의 한글 창제 사실을 뒤집.. 2019. 7. 31.
서, 너 [아, 그 말이 그렇구나-297]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금의 무게를 달 때 3.75그램을 한 돈으로 계산해서 ‘한 돈’, ‘두 돈’ 하고 헤아리고 있다. 이때 ‘세 돈’, ‘네 돈’이라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들리고 있는데, 이것은 표준말이 아니다. 연세 많은 분들 가운데는 ‘석 돈’이나 ‘넉 돈’이라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금의 무게를 재는 단위인 ‘돈’ 앞에서는 ‘서’와 ‘너’를 써서, 각각 ‘서 돈’, ‘너 돈’이라고 말하는 것이 표준 어법이다. ‘서’와 ‘너’라는 숫자말이 젊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예부터 “셋이나 넷쯤 되는 수”를 말할 때 ‘서너’라는 말을 써 왔다. 그래서 지금도 ‘금 서너 돈’이라 한다든지, ‘서너 .. 2019.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