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97]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금의 무게를 달 때 3.75그램을 한 돈으로 계산해서 ‘한 돈’, ‘두 돈’ 하고 헤아리고 있다. 이때 ‘세 돈’, ‘네 돈’이라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들리고 있는데, 이것은 표준말이 아니다. 연세 많은 분들 가운데는 ‘석 돈’이나 ‘넉 돈’이라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금의 무게를 재는 단위인 ‘돈’ 앞에서는 ‘서’와 ‘너’를 써서, 각각 ‘서 돈’, ‘너 돈’이라고 말하는 것이 표준 어법이다.


‘서’와 ‘너’라는 숫자말이 젊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는 예부터 “셋이나 넷쯤 되는 수”를 말할 때 ‘서너’라는 말을 써 왔다. 그래서 지금도 ‘금 서너 돈’이라 한다든지, ‘서너 사람’, ‘서너 집’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에는 ‘세네 사람’, ‘세네 집’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금을 헤아릴 때뿐만 아니라 쌀을 말에 담아서 헤아릴 때에도 ‘서’와 ‘너’를 써서 ‘한 말, 두 말, 서 말, 너 말’이라고 하는 것이 표준말이다. 이때 ‘세 말, 네 말’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또, 양복점이나 시장에서 옷감의 길이를 잴 때에도 ‘세 발’, ‘네 발’이 아니라 ‘서 발’, ‘너 발’이라고 말한다. 예전에 돈을 세는 단위 가운데 아주 적은 액수를 말하는 ‘푼’이 있었다. ‘푼’이라는 단위 앞에서도 ‘세 푼, 네 푼’이 아니라 ‘서 푼, 너 푼’이라고 한다. “어림 세 푼어치도 없다.”라는 말은 “어림 서 푼어치도 없다.”라고 바로잡아 써야 한다. 우리말 단위 가운데는 이렇게 전통적인 숫자말인 ‘서’와 ‘너’가 남아서 쓰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잘 활용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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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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