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알기 쉬운 우리 새말60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옷 갈아입고 돌아온 신조어, ‘코워킹 스페이스’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현상, 혹은 개념이 생겨났는데 이를 나타낼 만한 말이 외국어로만 존재할 때, 적절한 우리말 표현을 만들 때까지 피치 못하게 외국어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리처드 도킨스가 만들어낸 ‘밈’(meme)이란 표현이 그렇다. 지금은 ‘문화유전자’라는 우리말 표현으로도 대체되지만, 원래 표현이 품은 뜻을 살리기에는 미흡한 면이 없지 않아 1976년 이 단어가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우리말이 있고, 얼마든지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데도 굳이 새로 외국어를 도입해 사용하려는 경우가 있다. 오늘 살펴보려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가 그렇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여러 분야에서 독립적으로 작업하는 .. 2022. 6. 2.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안전을 위한 말, ‘작업 중지 요청’ 새말을 만든다는 것은 ‘더하기’와 ‘빼기’ 사이의 절묘한 균형 잡기다. 뜻하고자 하는 개념을 모두 나열하면 입에 착 붙는 압축된 표현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 반면 간결함을 지나치게 좇다 보면 애초 담아내고자 했던 의미를 온전히 싣지 못할 수 있다. 어떤 핵심 단어를 골라 짝을 지어야 간결하면서 의미가 제대로 사는 새말을 만들 수 있는가. 새말 모임이 늘 품는 고민이다. ‘세이프티 콜’(Safety call)을 우리 새말로 풀어내는 과정도 그러했다. 세이프티 콜이란 현장의 위험을 잘 아는 근로자가 위험을 인지했을 때 즉시 위험을 신고하고 작업 중지를 요청하는 것을 가리킨다. 정부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줄이고 작업장의 안전 문화를 자리잡게 하려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도입한 제도다. 용례를 보면 “○○발전은.. 2022. 6. 2.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사회를 생각하는 ‘사회 가치 병행 사업’ 2002년에 설립된 영국의 투자 회사 브리지스벤처스는 영국 사회의 당면 문제를 연구해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저소득층의 높은 비만율과 건강 문제를 해결하려면 헬스클럽 이용료가 대폭 낮아져야 함을 알아내고, 이를 사업적으로 실현한 사람과 업체에 투자하게 된다. 이 투자는 성공했고, 높은 수익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후 다른 저렴한 헬스클럽이 속속 등장해 시장은 더욱 커지고, 소득 수준이나 사는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운동할 수 있게 됐다. ‘돈이 먼저 움직인다’의 저자 제현주는 이것이 ‘임팩트 비즈니스’의 시작이었다고 소개한다.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경제적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이라는 의미를 가진 ‘임팩트 비즈니스’라는 외국 새말이 최근 언론에 자주 나온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신.. 2022. 6. 2.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제로 코로나’에서 ‘고강도 방역’으로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올바른 말과 거의 올바른 말의 차이는 번갯불과 반딧불의 차이만큼 크다”고 했다.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표현하려 할 때 정확한 말을 찾아내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2022년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옮긴 이학주 선수에 관한 기사에서 ‘워크에식 논란’이라는 말을 접했다. 생소했다. 검색해 보니 영어 단어 ‘work ethic’으로 ‘노동관, (윤리관으로서) 근면’이라는 뜻이었다. 그냥 ‘선수로서의 성실 논란’ 또는 ‘직업의식 부재’ 등의 말을 사용해도 될 텐데, 왜 굳이 ‘워크에식’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의문이 들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보기술(IT) 시대에 들어서면서 외국어로 된 새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말로 대체하기 어려운 용어도.. 2022. 6. 2. [알기 쉬운 우리 새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디지털 태생’ “모태 디지털 세대.” 이 용어가 올라오자 새말 모임 위원들 사이에서 웃음이 일었다. 모태라면 흔히 ‘모솔’이라는 줄임말로 불리는 ‘모태 솔로’의 그 모태겠지? 새말 모임 위원들도 모태라는 말을 듣자마자 ‘모솔’이라는 단어를 떠올렸고, 그래서 웃음이 퍼진 것이다. 하지만 ‘모태 디지털’이라는 표현을 제안한 위원은 진지하게 덧붙였다. “모태 ○○라는 표현은 비속어가 아닙니다. ‘모태 신앙’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어나기 전부터 습득하고 있다, 그만큼 익숙하다’는 뜻이지요.” 눈치를 챘겠지만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용어를 대체할 다듬은 말을 찾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미 디지털 기술 문화가 보편화한 사회에서 태어나 자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들 기술문화를 터득하고 이용하는 세대를 일컫는 말.. 2022. 6. 2.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환경·사회·투명 경영’과 ‘이에스지(ESG) 경영’ 새로 들어온 외국어 표현 중에서도 영어 단어의 각 뜻을 알면 어렴풋하게라도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영어 단어의 알파벳 앞자리를 따서 만든 약어의 경우 각각의 알파벳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요즘 언론에서 흔히 접하는 ‘이에스지(ESG) 경영’이 대표적인 예다. ‘ESG’란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의 머리말을 모은 것으로, 이에스지(ESG) 경영은 환경 보호와 사회적 기여도를 고려하고 법과 윤리를 준수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고자 하는 경영 철학을 일컫는다. 국립국어원에서 꾸린 새말모임 위원들 사이에서 이 말을 다듬는 것에 논란이 있었다. “경영계에서 브랜드처럼 굳어진 용어라서 다듬은 말을 내놓아도 사용하지 않을 것.. 2022. 6. 2. 이전 1 ···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