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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22

몸뻬, 무대포, 쿠사리 [아, 그 말이 그렇구나-234] 성기지 운영위원 버스가 정류장에 서있는 걸 보고 달려간 순간 버스가 그대로 떠나버렸을 때에, “간발의 차이로 놓쳤다.”라 말한다. 이 표현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때의 ‘간발’을 “몇 걸음 안 되는 차이”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간발’은 일본말 잔재로서, 일본에서는 한자로 ‘사이 간(間)’ 자와 ‘터럭 발(髮)’ 자를 적고 ‘かんばつ[간바쯔]’로 말한다. “털 하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차이를 뜻하는 일본어투 말이다. 이 말은 우리말로 ‘털끝 하나 차이’라고 바꾸어 쓰면 된다. 바지 중에 ‘기지바지’라는 게 있다. 면바지가 아니라 양복 천으로 된 바지인데, 이때의 ‘기지’(きじ)는 “옷감”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흔히 양복 옷감으로 만든 펄렁펄렁.. 2018. 5. 2.
‘부치다’와 ‘붙이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188] 성기지 운영위원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부치다’는 “어떤 물건을 상대에게 보내다.” 또는 “어떤 문제를 다른 기회로 넘겨 맡기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반면에 ‘붙이다’는 “맞닿아 떨어지지 않게 하다.”라고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부치다’는 무언가를 보내거나 맡긴다는 뜻이고, ‘붙이다’는 달라붙게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론마당에 안건을 맡길 때에는 ‘토론에 부치다’라 해야 하고, 한쪽으로 상대를 몰아붙일 때에는 ‘밀어붙이다’라고 써야 한다. 그런데 막상 ‘붙이다’나 ‘부치다’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에는 여러 곳에서 혼란을 느끼게 된다. 가령, “그는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그렇게 몰아부치지 마세요.”처럼, 많은 사람들이 ‘걷어부치다’, ‘몰아부치다.. 2017. 6. 7.
[누리방송]그러니까 말이야 6회 국어사전에 대한 미신 다섯가지 우리 말글을 주제로 꾸려지는 누리방송(팟캐스트) 이건범의 "그러니까 말이야" 가 6번째 방송을 2014년 8월 5일(화) 공개했다.▣ 방송 들으러 바로 가기 >> http://www.podbbang.com/ch/7823 알아두면 좋은 우리말과 바꾸고 싶은 말재밌게의 "아하 그렇구나"에서는 '우리몸을 가리키는 우리말' 의 말을 알아보고, 돌비의 "바꿔볼까요"에서는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한 '시원차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한다. 국어사전에 대한 미신 다섯가지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 이승재과장과 함께 국어사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표준국어대사전의 제작과정에서 있었던 이야기와 2016년 공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개방형 한국어 지식대사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니까 말이야" 듣는 방법1. 팟.. 2014. 8. 5.
(1) 국어사전에 한자어가 70%나 된다던데, 사실일까? 국어사전에 한자어가 70%나 된다던데, 사실일까? 거짓이다. 국립국어원에서 간행한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51만여 개의 낱말 가운데 한자어는 57%이다. 물론 그 한자어 가운데에도 사전에만 실려 있을 뿐, 현실에서는 일상생활 및 전문 분야 어디에서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낱말이 수두룩하다. ‘푸른 하늘’을 뜻하는 말만 해도 궁창(穹蒼), 벽공(碧空), 벽락(碧落), 벽소(碧霄), 벽우(碧宇), 벽천(碧天), 벽허(碧虛), 제천(霽天), 창궁(蒼穹), 창호(蒼昊), 청궁(靑穹), 청명(靑冥), 청허(晴虛) 등 13개 이상이 실려 있고, ‘넉넉하다’는 뜻의 ‘은부(殷富)하다’처럼 우리가 죽을 때까지 듣도 보도 못할 낱말들이 많다. 한자 혼용파의 이러한 주장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에 조선 총독부가 만든 《.. 2013.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