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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19

순찰을 돌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208] 성기지 운영위원 “경비원이 순찰을 돌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올바른 표현일까? ‘순찰’은 “돌아다니면서 살펴본다.”는 뜻의 말이므로, ‘순찰을 돈다’는 표현은 필요 없이 겹말을 쓴 사례가 된다. 이 말은 “순찰을 하였다.”로 고쳐 쓰는 것이 옳다. “경찰이 두 시간마다 순찰을 돌고 있다.”라는 문장을 바르게 고쳐 보면, “경찰이 두 시간마다 순찰을 하고 있다.”가 된다. 이렇게 필요하지 않은 군더더기를 붙여 겹말을 쓰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 무척 많다. “북한 핵 개발에 대한 제재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사문에도 군살이 들어 있다. ‘반드시 필요하다’에서 ‘필요’란 말이 “꼭 소용되는”이란 뜻을 나타내므로 그 앞에 ‘반드시’ 하는 표현은 군살로 붙은 말이다. .. 2017. 11. 2.
[누리방송4-1] 그러니까 말이야-넷째 타래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말이야 4-1] 넷째 타래 시작합니다. 문어발, 돌비,재밌게와 함께하는 세계 유일 우리말 전문 누리방송~ 우리말글과 관련한 소식과 재미있는 우리말글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2017년부터는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수요일 : 우리말 소식, 심층수다 금요일 : 우리말 소식, 아하그렇구나 월요일 : 우리말 소식, 외래어 심판소 수요일에는 우리말 뉴스와 함께 돌비가 전하는 와 정재환 대표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금요일에는 재밌게의 재미있는 우리말 이야기 , 월요일에는 문어발, 김슬옹 운영위원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2017년 7월 5일 넷째 타래 첫 방송 ▷ 우리말 소식 - 6월 1일부터 외래어 표기법이 바뀌었습니다. - 행정부처 이름에 외국어를 넣지 말라는 한글단체 건의서를 제.. 2017. 7. 5.
다투는 걸까, 싸우는 걸까? [아, 그 말이 그렇구나-180] 성기지 운영위원 서로 비슷한 뜻을 가진 말들 가운데는 일상생활에서 큰 구별 없이 쓰이는 예들이 많다. ‘싸우다’와 ‘다투다’도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요즘 대선 후보들의 치열한 선거 활동을 보도하는 기사문에 더러 이 말들이 혼동되어 쓰이고 있다. 또, 봄을 맞아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면서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위원들에게서도 가끔씩 헷갈리고 있다. 아주 작은 차이이긴 하지만 엄연히 뜻이 다른 말이다. ‘싸우다’와 ‘다투다’는 두 낱말 모두 서로 대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그 의미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고 이에 따라 쓰임도 다르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싸우다’와 ‘다투다’를 바꾸어 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철수가 자기 친구와 싸웠다.”는 문장은 “철수가.. 2017. 4. 6.
돌팔이와 단감 [아, 그 말이 그렇구나-174] 성기지 운영위원 낱말의 뜻을 오해하고 있는 사례 가운데 ‘돌팔이’라는 말이 있다.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돌팔이’의 뜻을, ‘돌’과 관련지어 생각하고 있다. ‘돌멩이를 파는 엉터리 장수’라고 지레 짐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이 말은 원래 남의 직업을 낮추는 말이 아니다. ‘돌팔이’는 요즘처럼 상설 붙박이 가게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생겨났다. 그 시절의 장사꾼 가운데는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바로 그런 사람을 ‘돌팔이’라고 한다. 요즘 말로 ‘행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돌팔이’의 ‘돌’은 돌멩이가 아니라 ‘돌아다니다’의 첫 글자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본디 ‘돌팔이’는 부정적인 말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 2017. 2. 23.
‘주책’이 필요한 사람들 [아, 그 말이 그렇구나-172] 성기지 운영위원 ‘주책’은 있어야 할까, 없어야 할까? ‘염치’는 좋은 말일까, 나쁜 말일까? 평소에 ‘없다’를 붙여서 주로 좋지 않은 뜻으로 말하다 보니, 어떤 말들은 그 말 자체가 부정어처럼 인식되기가 쉽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책’이나 ‘염치’는 꼭 있어야 하는 덕목이다. 최순실 국정 독차지에 이은 대선 정국이 펼쳐지면서 특히 염치가 없는 사람, 주책이 없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뜨여 가슴이 답답하다. ‘주책없다’는 말에서 ‘주책’은 본디 일정하게 자리 잡힌 주장이나 판단력을 뜻하는 낱말이다. 그러니까 그냥 ‘주책’은 꽤 괜찮은 뜻을 가진 말이다. 그러한 주책이 없는 사람이나 행동을 가리켜 ‘주책없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뜻으로 흔히 “너, 왜 그렇게 주책이니.. 2017. 2. 9.
대범한 도둑? [아, 그 말이 그렇구나-171] 성기지 운영위원 신문 기사문이라든가 뉴스, 방송 자막 등에서 우리말을 잘못 쓰는 사례가 아직도 자주 눈에 띈다. 공공 매체의 말글 사용이 국민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관련자들의 주의와 관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례를 들면, 현금인출기 도난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에서 “용의자는 대범하게도 대로변의 현금인출기를 노렸다.”고 말하는데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대범하다’는 말은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으며 너그럽다.”는 뜻의 낱말이다. “고구려인의 대범한 기상” 따위에 부려 쓰는 말이다. 도난 사건에서는 범인이 겁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므로 “담력이 크다.”는 뜻의 ‘대담하다’는 말이 어울린다. “용의자는 대담하게도 대로변의 현금인출기를 .. 2017. 2. 2.
옥에 티 [아, 그 말이 그렇구나-168] 성기지 운영위원 신문이나 방송에서 자주 보고 듣는 말 가운데, ‘옥에 티’란 말이 있다. 이 말을 쓸 때에 많은 사람들이 ‘옥에 티’와 ‘옥의 티’ 가운데 어느 것이 바른 말인지 궁금해 한다. 그러면서도 실제 쓸 때에는 아무래도 귀에 익숙하고 발음하기도 편한 ‘옥에 티’를 선택한다. 그렇다면 ‘옥에 티’는 어법에 맞는 표현일까? ‘어디에 무엇이 있다’는 식으로 표현할 때에는 ‘옥에 티가 있다’라고 하면 된다. 그런데 ‘이것은 무엇이다’는 식으로 말할 때에는 ‘이것은 옥에 티다’, ‘이것은 옥의 티다’ 가운데 어느 것을 써야 할지 망설여진다. 현재 국어사전에는 ‘옥에티’나 ‘옥의티’란 말이 한 낱말로 실려 있지 않다. 그러므로 ‘옥에’와 ‘티’, ‘옥의’와 ‘티’는 띄어 .. 2017. 1. 12.
동문, 동창, 동기 [아, 그 말이 그렇구나-166] 성기지 운영위원 ‘동문’과 ‘동창’은 구별해서 쓰기가 까다로운 말이다. 본디 ‘동문’이란 말은 ‘동문생’의 준말인데, ‘같은 스승에게서 배운 제자들’을 뜻한다. 옛날에는 교육기관이 서당이나 서원 형태로서 한 스승 밑에 여러 문하생들이 공부를 하였기 때문에, ‘함께 공부한 문하생’이라는 뜻으로 ‘동문생’이라 일컬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기관인 학교에는 여러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더 이상 한 스승 밑에서만 공부하는 일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동창생’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곧 ‘동창생’이라 하면, 졸업한 때에 관계없이,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을 모두 일컫는 말이다. ‘동문생’을 줄여서 ‘동문’이라고 하는 것처.. 2016. 12. 28.
뚝배기와 곱빼기 [아, 그 말이 그렇구나-164]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 영재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이제 두세 살밖에 안 된 아기에게 한글은 물론 한자나 영어까지 가르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학자들은 이렇게 지나친 조기교육에 대해 부정적이다. 갓 우리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두 살배기, 세 살배기에게 생소한 외국어를 가르치게 되면, 우리말조차 온전하게 습득하지 못하게 된다. 외국어 교육은 중학교부터 시행해도 늦지 않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말을 잘 하는 아이가 외국어도 빠르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 두 살이나 세 살 된 아기를 흔히 ‘두 살박이’, ‘세 살박이’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린아이의 나이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서 ‘그 나이를 먹은 아이’라는 뜻.. 2016.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