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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말코지2

한글 아리아리 78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83 2020년 8월 6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우리말 이야기] 외상말코지 - 성기지 운영위원어릴 때 어머니 심부름 가운데 가장 하기 싫었던 것이 외상으로 물건 사오기였다. 그렇잖아도 숫기가 없었던 터라 돈도 없이 물건을 사온다는 건 엄청난 부끄러움을 감내하고 대단한 용기를 내야 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신용카드 한 장으로 얼마가 됐든(그래도 5만 원 넘는 외상엔 간이 졸아들지만) 어디서든 외상을 떳떳이 한다. 달라진 시대는 두께가 1밀리미터 남짓한 플라스틱 안에 모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순 우리말에 ‘외상없다’라는 말이 있다. “조금도 틀림이 없거나 어김이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토박이말이다. 가령, “그 사람.. 2020. 8. 7.
외상말코지 [아, 그 말이 그렇구나-346] 성기지 운영위원 어릴 때 어머니 심부름 가운데 가장 하기 싫었던 것이 외상으로 물건 사오기였다. 그렇잖아도 숫기가 없었던 터라 돈도 없이 물건을 사온다는 건 엄청난 부끄러움을 감내하고 대단한 용기를 내야 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신용카드 한 장으로 얼마가 됐든(그래도 5만 원 넘는 외상엔 간이 졸아들지만) 어디서든 외상을 떳떳이 한다. 달라진 시대는 두께가 1밀리미터 남짓한 플라스틱 안에 모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순 우리말에 ‘외상없다’라는 말이 있다. “조금도 틀림이 없거나 어김이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토박이말이다. 가령, “그 사람은 참 성실해서 무슨 일이든지 외상없이 해놓곤 한다.”라고 쓸 수 있다. 신용카드는 비록 30일 안에 물건값을.. 2020.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