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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외래어, 어디까지 알고 있니? - 김수지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6. 12. 2.

외래어, 어디까지 알고 있니?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김수지

suji950@naver.com

 

“나 오늘 친구 생일파티라서 저녁으로 파스타 먹고 디저트로 케이크까지 먹었어.”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흔히 듣거나 말하는 문장이다. 이 짧은 문장에는 모두 4개의 외래어가 포함되어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외국어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서도 자신이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사람은 매우 적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중에 많은 외래어 또는 외국어를 사용한다.


외래어의 사전적 의미는 ‘외국어로부터 들어와 한국어에 동화되고 한국어로써 사용되는 언어’이다. ‘차용어’라고도 불리며 ‘외국어’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우리말 속에 섞어 쓰는 외국어를 그냥 외래어라고 말해버린다. 그리고는 우리말로 충분히 부를 수 있는데도 그러지 않고 외국어를 외래어로 생각하고 사용한다. 이런 외국어라고 해야 할 외래어를 살펴보자. 외래어라 하면 대개 사람들은 영어에서 들어 온 단어들이라 여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외래어’ 중에는 영어 이외의 언어에서 들어온 낱말들도 많이 존재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일본어에서 들어온 것들이다.

 

① 소라색

▲ 소라색

위 사진에 있는 그릇의 색이 무슨 색인지 물으면 거의 모든 사람이 ‘소라색’이라고 답할 것이다. 하늘색과 비슷하나 조금 다른 푸른색을 우리는 흔히 소라색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소라색은 일본어로 하늘을 의미하는 ‘そら[소라]’라는 단어가 들어온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말로 순화해 ‘연하늘색’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고 더 좋다.

 

② 짬뽕

▲ 짬뽕


맛있어 보이는 중국 음식 짬뽕, 짬뽕이라는 단어도 외래어라고 한다. 그렇다면 중국어에서 들어온 말일까? 아니다. 짬뽕 또한 일본어에서 들어온 말이다. 일본어 ‘ちゃんぽん[쨘뽄]’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들여와 사용하는 단어이다. <국어순화용어집>에 따르면 짬뽕보다는 ‘초마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③ 아오리 사과

▲ 아오리 사과

빨간 사과와는 또 다른 맛으로 약간은 떫은 듯한 새콤함이 매력인 아오리 사과. 초록색 사과이니 ‘청 사과’라고 불러도 되지만 대부분 ‘아오리 사과’라고 부른다. 이 ‘아오리’라는 단어는 파랑 사과를 의미하는 일본어 ‘あおりんご[아오링고]’에서 들어온 말이라고 한다. 일본어에서 들어온 ‘아오리 사과’보다는 초록 사과의 싱그러움을 더 잘 표현해주는 ‘청 사과’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영어에서 들어온 말은 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그것이 외국에서 들어온 말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면서 사용한다. 하지만 일본어에서 들어온 말은 대부분 그것이 외래어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사용되고 있다. 물론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서 모든 외래어에서 그것을 모두 한국어로 바꾸어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개념자체가 없는 새로운 말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의 말에서 온 말이라는 걸 알고, 그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말을 쓰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우리 사회의 무분별한 외국어 남용을 조금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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