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동상 아래로 펼쳐진 이야기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김수인 기자

suin_325@naver.com

 

▲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상 뒤쪽 모습

세종대왕 동상 뒤에 숨은 문을 본 적이 있는가? 동상 바로 아래에 있는 ‘세종이야기’로 연결되는 입구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2009년에 개관했지만,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직 많지 않다. 과연 세종대왕님이 품고 계신 이야기는 무엇일까? 동상 뒤 비밀의 문을 열고 기자가 직접 다녀왔다.

▲ 동상 아래 ‘세종이야기’ 입구

▲ 전시관으로 들어서는 통로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벽면을 가득 채운 벽화와 영상이 웅장한 모습으로 펼쳐졌다. 훈민정음을 반포할 당시의 행사를 상상해 그린 <훈민정음반포도>와 훈민정음 서문을 훈민정음 언해본 풀이에 따라 표기한 내용 등이 벽화를 채우고 있었다. 우리말을 이용한 시가 창작에 능했다는 송강 정철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인자한 미소를 띤 세종대왕의 모습이 그려진 어진을 만날 수 있다. 중앙의 어진을 중심으로 전시관의 각 방향은 다양한 주제로 구성돼 있다. 세종대왕 출생지나 품성, 취미, 연대기 등 사람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인간 세종’부터, ‘민본사상’, ‘한글창제’, ‘과학과 예술’, ‘군사정책’으로 나뉘어 세종대왕의 업적을 상세히 살필 수 있다.


특히 세종의 가장 큰 업적으로 한글 창제가 꼽히는 만큼 한글과 관련한 내용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한글 창제 원리와 과정을 알려주는 내용은 물론 ‘문헌 속 한글’에는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등 관련 서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한자음을 훈민정로 표현한 최초의 책인 『동국정운』도 만나볼 수 있다. 곳곳에 놓인 디지털 기기들은 디지털로 한글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며, 『훈민정음 언해본』등의 문헌을 탁본하는 가상 체험도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말은 다르지만 한글로 문자 생활을 하는 ‘찌아찌아족’의 이야기도 살필 수 있다.

▲ '문헌 속 한글' 전시 공간

▲ 디지털 탁본 가상 체험
더 깊은 내용을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겐 전시관 구석에 마련된 ‘한글도서관’을 추천한다. 조그맣게 꾸려진 휴식 공간으로, 관련 서적외에 다양한 도서가 마련돼 발길을 사로잡는다. 잠시 쉬었던 몸을 일으키는 건 눈을 사로잡는 전시다.

 

한글도서관 맞은편엔 한글 소재의 예술 활동을 소개하는 기획전시 공간인 ‘한글갤러리’가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매번 바뀌는 전시도 큰 볼거리다. 기자가 찾은 지난 20일엔 <2017한글일일달력전>이 열렸다. 365일 날마다 다른 소리와 모습을 한글 손글씨로 채운 달력이 인상적이었다. 캘리그라피디자인그룹 ‘어울림’에서 한글의 예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주최한 이 전시는 다음 달 1일까지 계속된다.

▲ 한글갤러리에서 열린 <2017한글일일달력전>

▲ 한글도서관 입구

전시관을 둘러보는 관람객들은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월등히 많았다. 외국인들이 어려움 없이 돌아볼 수 있도록 안내 책자가 여러 언어로 제공되고, 모든 디지털 기기에도 외국어 안내 음성이 지원되고 있었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밝은 한국인 한 쌍이 눈에 띄었다. 기념일을 맞아 여자친구와 함께 전시관을 찾은 고우혁(20세, 서울) 씨는 ‘세종이야기’의 존재를 몰랐다고 전했다. 그는 “동상 옆을 지나다 들렀는데 생각보다 넓어서 깜짝 놀랐다”며 “둘러보니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많아 교육 과정에서 세종대왕 관련 교육은 잘 이뤄지는 것 같아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직접 둘러본 전시관에는 여러 체험이 마련되어 있어 찾은 사람들의 얼굴에 호기심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세종이야기’ 옆에는 충무공 이순신의 생애와 업적을 전시한 ‘충무공이야기’도 함께 마련돼 있으니 두 곳을 모두 둘러보는 것이 어떨까. 세종이야기는 세종대왕 동상 뒤의 입구 외에도 세종문화회관,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의 입구로도 들어갈 수 있으니 기억해두자.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