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2] 성기지 운영위원

 

봄이 되니 혼인을 알리는 청첩장이 부쩍 늘었다. 일가친지와 벗들 앞에서 가장 아름답게 혼인 예식을 치르고 싶은 마음이 청첩장마다 들어 있다. 하지만 사정이 있어 혼례를 치르지 않고 그대로 동거해 버리는 남녀도 있다. 요즘에는 ‘혼전동거’라 하고 ‘동거남’이니 ‘동거녀’니 말하지만, 예전에는 이러한 남녀를 ‘뜨게부부’라 하였다. ‘뜨게’는 ‘본을 뜨다’와 마찬가지로 흉내 낸다는 뜻이므로, ‘뜨게부부’는 정식 부부가 아니라 남녀가 부부 행세를 할 때에 부르던 말이었다. 따라서 혼인 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부부도 ‘뜨게부부’라 부를 수 있다.


남녀를 서로 맺어주는 일을 ‘중신하다’, ‘중매하다’고 말하는데, 이때에 쓰는 토박이말이 ‘새들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중매하는 사람 곧 ‘중매쟁이’를 ‘새들꾼’이라 하였다. 그러니까 요즘 말하는 커플 매니저는 우리말로 ‘새들꾼’이라 부를 수 있다.


혼인으로 맺어진 ‘부부’의 토박이말은 ‘가시버시’이다. 예전에는 장인, 장모를 ‘가시아버지, 가시어머니’라 불렀다. 아내를 잃고 혼자 사는 남자를 ‘홀아비’라 하고, 마찬가지로 남편을 잃은 여자를 ‘홀어미’라 한다. 배우자가 있는 남녀에 대해서는 유독 한자말로 ‘유부남’, ‘유부녀’라 부르고 있는데, 이 말들에 대한 순우리말은 ‘핫아비’, ‘핫어미’이다. ‘핫아비, 핫어미’는 지금도 북한에서는 쓰이고 있는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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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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