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28] 성기지 운영위원


시끄럽고 무질서한 장소를 가리켜 “도깨비시장 같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도깨비시장’은 ‘도떼기시장’을 달리 일컫는 말인데, ‘도떼기시장’은 “정상적인 시장이 아닌 어떤 한 장소에서 여러 가지 물품들이 질서가 없고 시끌벅적하게 거래되는 비정상적 시장”을 가리킨다. 그래서 꼭 시장이 아니더라도 무질서하고 시끄러운 장소를 가리켜 “도떼기시장 같다.”고 한다. 여러 물건을 한꺼번에 팔아넘기는 것을 ‘도거리’라 하니, ‘도떼기’는 ‘도거리로 떼는 것’이 줄어든 말이라고 볼 수 있다. ‘도거리’를 한자말로는 ‘도매’라 하고, 반대로 물건을 낱낱이 파는 ‘소매’는 우리말로 ‘낱떼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도떼기시장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말 가운데 ‘아사리판’이라는 말도 있다. 도떼기시장이 무질서가 극치에 이르게 되면 ‘아사리판’이라 할 수 있다. ‘질서가 없이 어지러운 곳이나 또는 그러한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이 ‘아사리’가 어디에서 온 말일까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앗다’이다. 남의 것을 가로채는 것을 ‘빼앗다’라 하기도 하고 “내 꿈을 앗아간 사람”처럼 ‘앗다’라 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앗아갈 사람’을 ‘앗을이’라 했는데, 이 말이 발음이 변해서 ‘아사리’가 되었다고 한다. 앗을 사람, 곧 빼앗을 사람이 많으니 빼앗을 사람과 빼앗기는 사람이 한데 어울려 무법천지가 된 것을 비유한 말이 ‘아사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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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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