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49] 성기지 운영위원

 

건설 현장을 지나치다 보면 ‘안전사고 예방’이란 표지판을 보게 된다. 얼핏 들으면 안전하게 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 생각되기도 하고, 사고가 나도 크게 나지 않고 안전하게 나는 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도 생각되는 말이다. 그러나 이 문구는 그런 뜻이 아니라, ‘안전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으로 붙여 놓은 것이다. ‘안전사고’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고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안전사고란 말에서는 원래의 뜻이 잘 전달되지 않는 듯하다. 그 까닭은 이 말이 처음부터 부자연스럽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안전수칙 위반 사고’라 해야 하는 말을 그냥 ‘안전사고’로 줄여버린 데서 문제가 생겼다. 안전사고란 말을 들으면 그게 아주 위험한 사고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건설 노동자가 작업 중 고층에서 떨어져도 ‘안전사고’이니, 뭔가 한참 잘못되었다. ‘안전’이라는 말과 ‘사고’라는 말은 서로 상반되는 뜻을 가진 말이므로, 이 둘을 합쳐 만든 용어가 자연스러울 리가 없다.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은 부주의한 것이라 할 수 있으니까, 처음부터 ‘안전사고’라 하지 않고 ‘부주의사고’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안전사고 예방’, ‘안전사고 방지’보다는 ‘부주의사고 예방’, ‘부주의사고 방지’라 하는 것이 뜻을 더욱 분명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