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51] 성기지 운영위원

 

신문 정치면이나 경제면에서 가끔 “찻잔 속의 태풍”이란 표현을 볼 수 있다. 어떤 사건이 특정한 상황에 태풍처럼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실제로는 그 위력이 약해서 그 일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경우에, 이를 ‘찻잔 속의 태풍’으로 비유한다. 여기에서 ‘찻잔 속’이란 말이 올바른 표현인지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령, 차를 달인 물이 가득 든 찻잔에 반지가 빠졌다는 것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찻잔 속에 담긴 찻물 속에 반지가 빠졌다.”고 하면 아무래도 어색하게 들릴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속’과 ‘안’의 차이를 구별할 필요를 느낀다.


‘속’과 ‘안’은 뜻이 다른 말이다. 흔히 “유리컵 속에”, “밥그릇 속에” 하고 말하는데, 이때에는 “유리컵 안에”, “밥그릇 안에”처럼 말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사전에서는, ‘속’은 “거죽이나 껍질로 싸인 물체의 안쪽 부분”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수박 속이 빨갛다.”라든지,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할 때에는 ‘속’이 맞다. 또, “일정하게 둘러싸인 것의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도 ‘속’이다. 그래서 “물속”, “숲속”, “구름 속”이라 할 때에도 모두 ‘속’이다.


반면에, ‘안’은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운데 부분”을 가리킨다. “차 안에 탔다.”, “방 안에 있다.”, “유리컵 안에 물이 들어있다.”라고 할 때에는 모두 ‘속’이 아니라 ‘안’이다. 앞에서 말한 “찻잔 속의 태풍”도 사실은 “찻잔 안의 태풍”이라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곧 “찻잔 안에 담긴 찻물 속에 반지가 빠졌다.”와 같이 ‘안’과 ‘속’의 쓰임을 구별해야 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